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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조작설.. 전문가와 '포렌식' 직접 해보니

장백산-1 2017. 10. 25. 22:34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태블릿 조작설.. 전문가와 '포렌식' 직접 해보니

오대영 입력 2017.10.25 22:01 수정 2017.10.25 22:05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017년 10월 23일) :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도 하기 6개월 전에, 2012년 6월에 그 태블릿PC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포렌식 보고서에 나옵니다.]

[앵커]

태블릿PC 조작 의혹…JTBC의 2016년 10월 첫 보도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 2017년 10월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고, 뉴스룸에서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오늘(2017년 10월 25일) JTBC팩트체크팀은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와 함께 포렌식을 직접 시연해봤습니다. 명백한 사실들이 재차 확인됐습니다. 이 전문가는 "포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대영 기자! 우선 제기된 의혹부터 정리하죠.

[기자]

첫 번째는 태블릿PC 속에 최순실 씨의 사진이 별로 없어서 최순실 씨의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최순실 씨 측은 최순실 씨의 사진이 2종류, 10장밖에 들어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태블릿 속에는 1876장의 이미지 파일이 있는데, 이 가운데 최순실 씨와 관련된 사진은 17장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1800여 장 가운데 17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최순실 씨와 관련이 없는 사진들이니까 이태블릿 PC가 최순실 씨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주장인 거죠?

[기자]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섬네일(thumbnail)'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문가는 봤습니다.

저희가 오늘 오후 3시30분부터 4시47분까지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장을 지낸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 대학원장과 포렌식 시연을 해봤습니다.

저 위의 사진은 스튜디오에서 태블릿으로 저와 이상진 교수를 찍은 사진입니다.

우선 사진을 찍으면 원본은 저장됩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열어보면 그 이미지가 '섬네일' 형태로도 여러 차례 저장됩니다.

같은 모습의 최순실 씨 사진이 여러 장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앵커]

그 아래 사진은 JTBC 홈페이지군요? '한끼줍쇼'…저희 예능 프로그램이죠?

[기자]

네. 저희가 오늘 태블릿으로 저 페이지를 들어가 봤고, 곧바로 포렌식을 했습니다.

그 결과 홈페이지에 있는 이미지, 예를 들어 손석희, 안나경 앵커 사진과 뉴스룸 로고, 강호동, 이경규 씨의 사진 등이 섬네일로 저장됐습니다.

클릭을 하지 않았는데, 페이지를 연 것만으로 저장됐습니다.

검찰이 최순실 씨의 태블릿PC를 포렌식했는데 무관한 사진이 무수히 많았다, 그걸 이유로 최 씨의 PC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성립될 수 없는 주장입니다.

[앵커]

그 전문가와 직접 시연한 포렌식 과정을 잠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섬네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확인하시죠.

오늘 오후 3시 30분 상황입니다. 왼쪽이 태블릿, 오른쪽이 포렌식을 위한 노트북입니다.

빈 폴더 → JTBC 홈페이지 접속 → 섬네일 생성 → 포렌식 → 이미지 확인

그래서 웹페이지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그 웹페이지에 있는 이미지들이 섬네일로 다 저장이 되는 겁니다.

검찰이 태블릿PC를 포렌식한 결과 '포털 로고'나 '쇼핑몰 이미지' 같은 섬네일이 최 씨 PC에 상당수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검증은 이미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자료들로 반박된 내용들입니다. 그럼에도 포렌식까지 시연하는 이유는, 이런 사실 확인 이후에도 끊임없이 같은 의혹이 또 제기되기 때문이죠. 두 번째 확인한 내용은 뭡니까?

[기자]

직접 들어보시죠.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017년 10월 23일) : 한컴뷰어는 그리니치 표준시를 또 따른다더라. 천만의 말씀이에요. 그런 앱이 들어와서 태블릿이건 핸드폰이건 와서 구동이 되면 다 여기에 설정된 기준시로 가는 거지. 한컴뷰어만 그리니치 표준시 같은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JTBC가 드레스덴 연설문을 열어본 시간과 검찰의 포렌식에서 나타난 시간에서 9시간 차이가 난다, 그래서 JTBC가 거짓 보도를 했다는 주장입니다.

이 역시 거짓입니다.

저희가 오늘 태블릿에서, 이메일로 한글(HWP) 파일을 다운로드해봤습니다.

태블릿에는 저장 시간이 오후 3시34분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파일을 포렌식으로 분석해보니 오전 6시34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오후 3시대와 오전 6시대…정확히 9시간 차이가 나는군요. 그러니까 포렌식에서는 한국보다 9시간 늦은 '그리니치 표준시'로 표시가 된다는 것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상진 교수는 안드로이드 체계에서 쓰는 한컴뷰어 같은 앱은 '그리니치 표준시'인 GMT로 시간을 기록한다고 말했습니다.

디폴트값, 다시 말해 초기설정이 그렇게 돼 있다는 것입니다.

JTBC 취재진이 드레스덴 연설문을 열어본 건 2016년 10월 18일, 오후 4~6시 사이입니다. 반면에 검찰의 포렌식 보고서에는 오전 8시16분으로 나와 있습니다. 9시간 차이입니다.

이건 JTBC의 보도가 거짓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렌식의 당연한 결과였던 겁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가 일반적인 PC화면에서는 볼 때 한글파일이 저장되는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돼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왜 그런 것인가요?

[기자]

그건 GMT에서 9시간을 더한 시간을 화면에 표시하도록 컴퓨터가 설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연 장면도 있는데요, 그 장면도 보시죠.

사용자 화면 / 한국 시간 → 포렌식 → 포렌식 화면 / GMT

[이상진/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 (포렌식에는) GMT 시간으로 나오고 그걸 한국 시간대를 적용하면 위에 나오는 것처럼 오후 3시로 변환을 해서 (사용자 화면에) 보여주는 겁니다. 검찰에서 나온 포렌식 보고서는 GMT 시간을 해석해서 나온 거고…]

[앵커]

이렇게 간단한 시연만으로도 이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네요.

[기자]

이상진 교수의 얘기 중에 인상 깊은 점은 비전문가가 포렌식의 결과를 놓고, 사실이다, 거짓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상진/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 신이 아닌 바에야 이거를 흔적없이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컴퓨터는 나름대로 자기 논리에 의해서 생성을 했는데 사람들이 피상적인 것만 보고 잘못 해석해서 조작됐다고 의심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저희 팩트체크팀이 오늘 포렌식 시연을 1시간 20분가량 진행했습니다.

전체 영상은 JTBC 팩트체크 페이스북 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에 올려두겠습니다. 편집이나 화면 전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으로 촬영했습니다.

[앵커]

비하인드뉴스를 진행할 텐데 그 전에 좀 미리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25일) 조금 전에 팩트체크에서 다룬 문제들, 즉 태블릿PC 조작 주장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앞으로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과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그리고 저희 JTBC 공동으로 하나하나 그것이 거짓주장임을 다 밝혀드릴 예정입니다. 저희들 판단으로는 그동안에 수차례 저희가 방송에서 밝혀드렸는데도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이런 허위주장, 가짜뉴스들이 일부 세력들에 의해서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들도 일부는 그 일부 세력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예 가장 공신력 있는 두 단체, 즉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과 한국디지털포렌식학회 이 두 단체와 함께 하나하나 밝혀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팩트체크에 도움을 주신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이 직접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에 집요하게 제기된 거짓 의혹들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하고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이 팩트체크 시간을 통해서 모두 밝혀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