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마음으로 살수 있다면?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중에 하나는 진심(嗔心) 즉, 화 나는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는
일입니다.
중국 송나라 시대 주자의 스승인 정호, 정이 두 형제가 하루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다 아주 거친 풍랑을
만나서 죽음 직전에 이릅니다. 배를 탄 사람이 큰 풍랑을 만난 상황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의 세계,
아비규환의 세계입니다.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면서 아우성을 치는데, 그 때 정호,
정이 두 형제는 조용하게 앉아있었습니다.
한참 뒤, 큰 풍랑을 헤지고 배가 다행히 건너 언덕에 닿아 걸어나오면서 형제간에 대화를 합니다.
형이 동생에게 “아까 배를 타고 오다가 풍랑을 만났을 때 우리 둘이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너의 마음은 어떠했느냐?”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동생이 “마음은 좀 불안했다”고 대답합니다.
이같은 문답은 불안한 마음을 다스린 겁니다. 치심(治心)이라고 할 수도 있고, 수심(修心)이라 해도
됩니다. 불안한 그런 마음을 고요히 할려고 애를 썼다는 거죠.
그 때 두 형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마지막으로 어떤 스님 한 분이 다 떨어진 누더기 옷을
입고 배에서 내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스님을 붙들고 물었습니다. “아까 배를 타고 강을 거너오다가
풍랑을 만났을 때 스님 마음이 어떠했습니까?”
그 스님이 대답하시기를 “내 마음은 배를 탄 일도 없고, 풍랑을 만난 일도 없었습니다.”라고 합니다.
사실 선가(禪家)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형태로든지 입을 벙긋해서 말을 하면 이미 어긋난 것이지만
(開口卽錯 개구즉착), 어쨌거나 그 스님이 말로써 이 정도 표현한 것만 해도 대단한 것입니다.
이런 스님의 경지는 마음을 다스리는 경지를 초월해서 무심(無心), 무상(無想)의 경지를 말합니다.
오늘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배를 탄 일도 없고, 풍랑을 만난 일도 없습니다” 이렇게 말한 내용은
기억이 안 될 수가 없어요. 근데 깊이 그 말 뜻을 알아듣는다면, 정명도, 정이천 두 형제의 경지에서는
알아들을 만한 말이예요. 그런 경지가 갖추어지면 얼마나 마음이 편하겠어요. 얼마나 자유스럽겠어요.
그래서 오늘 이후에는 혹시 불자님들이 절에 갔을 때, 좀 마음 상한 일이 있었다든지, 혹은 친구 집에
초대받아 갔는데 푸대접 받아서 욕하고 싸우고 나올 때, 그 때 돌아가다 보면 다들 한 마디씩 합니다.
다시는 그 집에 안 간다든지, 사람을 초청해 놓고 그럴 수가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 중 한
사람은 아무 말 않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옆에 가던 사람이 “당신은 아까 그 집 가서 그렇게 욕 먹고도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그러면 그 주인이 속상한 일이 있었나 보다고, 그럴 사람 아닌데 그렇게 한 것을 보면 무슨 일 있어서
그러니까 하고 우리가 이해합시다. 이렇게만 이야기해도 대단해요. 그런데 그 때, 오늘 법문 들었다면
그런 정도 대답 가지고는 안 됩니다. “그 집 간 일도 없고, 싸우고 욕 먹은 일도 없다” 고 해야 됩니다.
-정락스님-
※ 명도 정호(程顥, 1032-1085) : 동생 정이와 함께 이정자(二程子)라고 불림. 그의 시호를 따라
정명도(程明道)라고도 불림. 이천 정이(程頣, 1033-1107) : 정명도 선생의 아우. 이천(伊川)지방을
한 때 다스렸기 때문에 정이천(程伊川)으로 잘 알려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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