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의상조사 법성게 존재와 시간(2)

장백산-1 2017. 11. 12. 17:46

기포의 새벽 편지 1034

의상조사 법성게34 동봉

존재와 시간(2)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이고 한순간의 찰나속에 무량겁이 들어있네

구세십세 모든시간 이리저리 엉켰으나 어지럽지 아니하여 서로서로 뚜렷하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일념즉시무량겁 (一念卽是無量劫)

구세십세호상즉 (九世十世互相卽) 잉불잡란격별성 (仍不雜亂隔別成)

-----♡-----


앞서 이미 얘기했지만 사이 간(間) 자에는 크게 4가지 뜻이 있다

첫째 시간(時間 time), 둘째 공간(空間 space), 셋째 인간(人間 people), 넷째 무간(無間 inferno)이다


시간(時間)의 알갱이는 때(시각 時刻)고 간(間)은 때(時刻)와 때(시각)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다

때 시(時) 자는 시간을 뜻하는 날 일(日) 자와 공간을 뜻하는 절 사(寺) 자로 구성되어있다

날 일(日) 자는 하나의 입 구(口 )자에 한 일(一) 자가 들어있다고들 보고 있으나 입 구(口) 자 둘이 

움직이며 포개진 것이다. 이는 옛사람들이 태양(日)을 바라보며 바라보는 그 짧은 순간에도

태양(日)은 위치를 옮긴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따라서 날 일(日) 자에는  시간이 디졸브(dissolve) 되어있다. 어쩌면 '디졸브'란 표현보다는 오버랩(overlap)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짧은 시간과 시간의 흐름 이미지를 약간씩 맞물려가며 겹치는 날 일(日) 자에

리얼하게 담으려 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럼 오버랩과 디졸브는 어떻게 다를까. 이는 영화 편집에 관한 

용어로서 오버랩과 디졸브에 관한 차이를 알고나면 영화보는 재미가 배가(倍加)될 것이다


이를 알파벳 순으로 얘기하면

첫째 디졸브(dissolve)는 합성(合成) 화면이다. 동일한 사건의 연속성에 놓인 게 아니라 같은 사람의 전혀 

다른 모습을 겹치기로 합성하여 내보내는 편집기술이다

둘째 오버랩(overlap)은 끝나는 앞 장면과 이어지는 화면이 겹치게 하는 편집술이다. 따라서 오버랩이 

동일한 등장인물에 장소를 달리하는 겹침이라면 디졸브는 등장인물의 옛날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겹쳐 

보여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날 일(日) 자는 시간 오버랩이다. 이처럼 시간(日)이 오버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現象)을 이미지

화한 것이 다름아닌 때 시(時)의 소릿값 절 사(寺) 자이다. 한 치(촌寸) 두 치(寸) 공간(土)의 이동을 통해

시간이 경과됨을 보여주는 글자다. 날 일(日) 자 쓰임새가 시(時) 말고 또 있을까. 日자가 문 문(門) 자에 

들어가면서 사이 간(間) 자가 된다. 따라서 사이(間)라는 뜻은 몇 가지가 있다. 문짝(門)과 문짝(門) 사이 

햇살(日)이 파고드는 작은 틈새를 가리키니 공간(空間)의 뜻이다.


문짝과 문짝이라는 공간 틈새에 햇살(日)을 끼워넣어 시간 틈새를 보여준다. 시간(日) 빠진 공간(門)은 

존재하지 않고 공간(門) 빠진 시간(日)도 있을 수 없다. 온전한 '사이 간(間)' 자를 이루려고 한다면

공간(門)+시간(日)이란 등식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공간(空間)의 공(空)은 어떤 뜻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宀)는 끊임없이 팽창(八)하고 있다. 137억년 전 대폭발(Big-Bang)로 인하여

시공간(space-time)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우주는 팽창을 멈추지 않고 있다. 꾸웅(工)~ 꾸웅(工)~ 하는

우주(宇宙) 마이크로(micro)波 배경복사음(背景輻射音)을 지닌 채 말이다. 


이 배경복사음 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137억년 간의 우주 마이크로 파(波)다. 의상(義湘)은 이 

엄청난 이야기를 던진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한량없는 오랜겁도 한순간의 찰나'라고.

137억 년은 헤아릴 수없는 오랜 겁이다. 이 오랜 겁이 어디에 담겨 있을까. 바로 찰라(一念)에 즉(卽)

해 있다.


'찰라, 한순간'은 띄어쓰기의 '한 순간'이 아니다. 반드시 붙여쓰기의 '한순간'이다. 왜냐하면 무량겁을 

한순간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경》<일체동관분一體同觀分>의 일체(一體)도 띄어쓰기인

'한 몸'이 아니라 붙여쓰기인 '한몸'이기 때문에 모든 중생을 동관(同觀, 동등하게 본다)할 수 있다고 

했듯이 無量遠劫卽一念 여기서도 '일념(一念)'은 '한 생각'이 아니며 붙여쓰기 '한생각'도 아니다. 이 

때는 '생각 념(念)'으로 새기지 않고 반드시 지극히 짧은 '시간 념(念)' 자로 새겨야만 옳게 해석이 되는 

것이다


념(念) 자는 마음심(心)에 소릿값인 이제 금(今) 자를 올려놓았는데 '기억(記憶)'의 뜻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지극히 짧은 시간을 표현할 때는  부수 마음심(心)보다 소릿값 이제금(今)이다. 숫자 개념일 때는 

'스물'이란 뜻이 있는데 이 또한 수량의 스물이 아니라 '스무 하루' '스무 이틀' 할 때의 그 '스물'에 해당

하므로 으레 시간 개념이다. 이를테면 오늘이 음력 9월 24일인데 구월(九月) 염사일(念四日)로 쓸 수 있다


팔정도(八正道)의 하나인 정념(正念)이 있는데 '바른 생각'이 아닌 '바른 기억'이라고 한다. 정사유(正思惟)

의 '思惟'는 '생각'인데 正念의 '념(念)'은 기억으로 푼다. 하지만 시간 개념에서는 념(念) 자를 '시간 念'

으로 푼다. 소릿값 '이제 금(今)'이 시간인 까닭이다. 따라서 '無量遠劫卽一念'에서 '一念'은 '한 생각'이 

아니라 붙여쓰기 '한순간' '한찰라'이다. 왜냐하면 시간 개념은 길고 짧음을 떠나 완벽하게 '하나'로 이어진 

까닭이다


무량(無量)은 헤아릴(量) 수 없음(無)이다. 헤아림의 대상이 무엇이었을까. 농경사회에서는 땅(土)이고 

논과 밭 전답(田畓)이었다. 마을(里) 개념도 농토(田)가 중심(土)이다. 농경사회에서 농토 없는 마을이란 

있을 수가 없다. 이는 제철소에 쇠붙이가 없을 수가 없고 목공소에 나무가 없을 수가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마을(里)이란 농촌(田土) 그 자체다. 그러므로 농촌에서 헤아릴 게 있다면 햇빛(日) 양을 충분히

一 받은(旦) 쌀이다


농경사회에서 기준은 돈(貨幣)이 아니라 소와 닭 돼지와 농산물이었다. 그러므로 헤아린다(量)는 것은

일조량(日)을 충분(一)하게 받은 농산물을 헤아리는 것이다. 이 농산물은 어디서 올까. 논밭(田土)을 

떠나서는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 농사짓는 농부들이 천하의 큰 근본일 때 농산물로 헤아릴 수 없다면

무엇으로 가늠(量)의 근간을 삼겠느냐다


오랜(遠) 겁(劫)이라 했는데 얼마나 오래 되었으면 오랜 겁일까. 불교는 1겁을 56억 7천만 년이라 한다

지구의 나이 46억 5천만 년에 견주면 10억 2천만 년이나 더 긴 시간이기는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곧잘 주장한다. "지구령(地球齡, 지구의 나이)이 곧 1겁이지"라고.. 56억 7천만 년이 얼마나 기나긴 시간

일까. 비유를 드는 게 어쩌면 빠를 듯싶다


사람의 손톱 자라는 속도가 3.8cm/年이다. 매년 3.8cm라 해도 젊은 사람에 한하고 나이가 들면 3cm/y에 

겨우 턱걸이한다. 매년 3.8cm 손톱 자라는 속도도 10억 2천만 년이면 38,760km다. 지구 3개를 포갠 거리

에서 약간 넘는다. 그렇게 줄인 상태의 지구 나이만 계산해도 46억 5천만 년이면 17만6700km다.

지구령으로 줄여 1겁을 잡더라도 손톱이 자라는 길이는 17만 6700km다


아예 빅뱅이 일어난 최초 우주로부터 137억 년간 손톱 자라는 속도로 환산하면 자그만치 그 길이가 

520,600km로 지구 지름12,742km의 40배를 훌쩍 넘는다 다시 말해 137억 년이란 시간은 손톱이 자라는 

속도로 천천히 가더라도 지구 40개를 포개 놓은 거리보다 더 멀다. 이 장구(長久)한 오랜 시간이 어디에 

들어있을까. 바로 한순간(一念), 찰라지간에 들어있다는 논리다


수학자, 물리학자가 아니고서야 1,300년 전에 신라에서 살다간 의상이 짧은 한순간에 무량원겁이 들어있

음을 어떻게 계산해내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의상이 살았던 1300년 전에는 90억 분의 1초까지 계산하는 

세슘 원자 시계는 말할 것도 없고 해시계(仰釜日晷 앙부일귀) 하나 없었던 시대 아니던가 그럼에도 의상은

그 짧은 한순간(一念)에 헤아릴 수 없는 오랜 겁이 담겨있음을 밝혀냈다.


시간과 공간에 관한 얘기는 내일도 그대로 이어진다

자, 어떻게 생각하는가! 불제자란 게 너무 기쁘지 아니한가!


-----♡-----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https:// ko.m.wikipedia.org/wiki/%EC%9A%B0%EC%A3%BC_%

EB%A7%88%EC%9D%B4%ED%81%AC%EB%A1%9C%ED%8C%8C_%

EB%B0%B0%EA%B2%BD

-----♡-----

2017/11/12/ 종로 대각사 '검찾는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