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5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7년 11월 15일 수요일 연중 제32주간,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미국 할리우드의 원조 섹시 스타라고 불리던 샤론 스톤(Sharon Stone)이 있습니다. 아마도 웬만큼 영화

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 녀를 잘 아실 겁니다. 아름다웠고 화려한 삶을 살았던 그녀가 2001년 뇌출혈로 

쓰러지지요. 다행히 응급수술로 목숨은 건졌지만 말을 더듬게 되었고, 다리를 절며 시력이 떨어지는 후

유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연기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결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

져갔습니다. 물론 일상의 삶 역시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지요. 이러한 상태에서도 샤론 스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의 제 모습은 태어나서 지금껏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저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한 

번도 써보지 못했던 내 마음을 쓰고 싶습니다.” 라고.

사람들은 대부분이 처음 겪게 되는 좌절과 고통이라는 시련의 시간에 절망하고 아파합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스스로 죽음까지 선택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봅니다. 그런데 샤론 스톤은 그러한 고통을 겪는 

나 역시 ‘나’라는 것을 터득하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처음 겪게 되는 새로운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뇌출혈의 결과 이제 더 이상 배우의 삶을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음에도 이를 극복해서 다시 TV 드라마

로 재기에 성공합니다. 고통과 시련을 겪고 있는 그 순간에 절망하고 아파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분명히 

불평불만으로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고통과 시련을 겪는 나 역시 ‘나’라는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 순간을 

감사해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문둥병 환자 열 사람을 고쳐주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깨끗해진 몸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해 하면서 다시 예수님께 돌아온 사람은 딱 한 사람, 그것도 이방인이라는 말을 

들었던 사마리아 사람 한 명뿐이었습니다. 

왜 깨끗해진 나머지 아홉 명은 예수께 돌아오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를 함께 고민해 봅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건강해진 자신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을지 모릅니다. 

다시 나병의 상태로 돌아갈 것 같아서 계속 괜찮은지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치유되었다는 기쁨에 예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겠지요. 

또 치유 받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가지 않아서 자신 역시 가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나병에 걸려있었을 때의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싫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즉, 나병에 걸려있었을 때의 자신의 흉한 모습을 기억하기 싫어서 심지어 자신을 고쳐주신 예수님께도 

찾아가지 않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달랐습니다. 그에게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예수님께 돌아가 감사를 드려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나병에 걸려있었을 때와 치유되었을 

때의 모습 두 모습을 인정했기 때문에 예수님을 찾아가 감사의 기도를 올렸던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감사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은 그 고통과 시련을 겪는 나 역시 나라는 사실을 인정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긍정적이고 희망을 간직한 사람만이 믿음을 갖게 되고 이 믿음이 

자신을 살릴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