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供養) / 허형만
이 땅에 꽃 피우지 않는 풀은
한 분도 안 계시니
이 모든 풀꽃의 이름으로
등을 켭니다
이른 새벽 풀꽃의 품안에 잠이 든
별과 이슬을 기름으로
등을 켭니다
풀꽃을 어루만지는 바람, 풀꽃에
입 맞추는 햇살을 구걸하여
등을 켭니다
대지에 향기를 내뿜지 않는 풀꽃은 한 분도
안 계시니 이 모든 향기를 정성껏 모아
등을 켭니다
용서하소서
가난한 제가 드릴 거라곤 오직 이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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