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허공에 바람이 가듯

장백산-1 2018. 3. 26. 17:12

허공에 바람이 가듯 / 허윤정


며칠을 푹 쉬다

글쓰기도 안 하고 그냥 딩굴딩굴 놀았다

허공에 바람이 가 듯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쉬는 순간도 괜히 마음은 바쁘다 사유의 연속이다

그냥 사는 대로 살면 되는데 미리 걱정이 많다


글은 왜 쓰는가! 해는 서산을 기웃거리고 매화꽃 벙글고 

개나리 담장은 노란 물결로 꽃 사태가 날 것이다  


월요일이라 식솔들 벌써  출근해서 

주말의 정적이 깨진 거실에는 사람소리가 난다


뜨락의 새싹들은 하루가 다르게 순이 커가고

겨우내 애써 피운 꽃들도 채 못 본채로 

계절은 또 촌음을 재촉 할 것이다.


봄날은 부지런해야 할 것 같다 

꽃들이 보내는 사랑의 노래를 

하나하나 다 들어야 하니까

꽃 속에 뭍 혀서 살 일만 남았다


잊혀 진 추억도 흔들어 깨우고

봄날은 사랑의 계절이다

어디를 돌아봐도 허방이다


나없는 세상에  꽃이여 노래여

꽃도 피고 새도 운다  

계절은 겨우내 접었던 날개를 펴고 

연초록 잎새 위에 바람이 가듯  

탄생과 희열, 빛과 그리고 그림자

허공은 겨울잠에서 그렇게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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