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13년만에 온 평양.. 회색에서 하늘색 도시로"
배영윤 기자 입력 2018.04.01. 14:24 수정 2018.04.01. 14:29
"13년 전엔 문인으로 이곳에 왔었는데 그동안 도시 색이 많이 달라졌네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저녁 고려호텔 2층에 임시로 마련된 우리 측 취재단 기자실에 들러 10여 년 만에 평양에 온 소감을 밝혔다. 도 장관은 지난 2005년 남북작가모임 참석 차 평양을 방문한 이후 13년 만에 이곳을 찾았다. 13년 전엔 시인으로, 이번엔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한 예술단·태권도 시범단 등 190여명 방북단을 이끄는 단장으로서 평양 땅을 밟았다.
도 장관은 "10여 년 전 왔을 때와 도시 색깔이 달라졌다"며 "당시엔 회색도시란 느낌 받았는데 지금은 엷은 분홍색이나 하늘색 건물들 들어서 있고, 여명거리나 김일성종합대 주변에도 새 건물 많이 들어서 달라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1일 오후에 있을 우리 예술단 공연에 참석할 북측 인사에 대한 질문에 도 장관은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 공연 끝나고 서울에 올 땐 우리 대통령이 답방 형식으로 왔으니 비슷한 상황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는 있다"면서도 "아직 통지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 내용에 대해서는 "남북이 같이 부를 노래 선정이 덜 끝났는데 합의가 덜 된 곡들은 윤상 음악감독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함께 조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삼지현관현악단은 강릉과 서울 공연에서 우리 노래 많이 불렀는데 우리가 아는 북측 노래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용필씨는 감기가 덜 나아서 치료하다 오셔서 목 상태 걱정되는데 오후에 리허설 하러 갔다"며 예술단의 공연 준비 현황을 전하기도 했다.
도 장관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과 이번 공연을 계기로 남북 문화·체육 교류를 다방면으로 확산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도 장관은 "방북 기간 남북 문화·체육교류 정례화하거나 다른 교류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우선 지난 2015년 이후 중단됐던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과 '개성만월대 발굴 작업'을 재개하자고 북측에 제안할 계획이다.
도 장관은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은 남북 언어학자들이 25차례 만나며 추진했던 건데 중단됐다"며 "개성만월대 발굴 작업 역시 남북이 7차례 공동 발굴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개성공단 이후 끊겼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올해 고려건국 1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개성 만월대에서 발굴된 유물·유적을 보내달라고 얘기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3일 저녁에 예정된 북한 문화상과의 만찬 자리에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과 조선작가동맹위원장 등 북측 문인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요청도 했다고 밝혔다.
도 장관은 "2005년 남북작가회담 때 북측 문인들과 만나 북측과 남측 대표 작품들을 한데 모으는 '통일문학'을 만들다가 중단된 적이 있는데 당시 같이했던 분들 중 몇 분은 돌아가시고 몇 분은 병석에 계신 걸로 안다"며 "문학적인 교류가 10여 년 간 지속해오다 끊겼기 때문에 이번에 온 김에 다시 논의해볼 수 있는 예술인들을 만나고 싶다고 부탁했는데 아직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연과 문학뿐만 아니라 미술·종교·문화재 등을 비롯해 체육 교류 확대 차원에서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함께하는 방안도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 제안하겠다고도 전했다.
"평창올림픽 계기로 남북 문화·체육 교류의 물꼬를 트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듯, 문화·체육 교류가 앞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상회담도 잘 되고 남북이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앞으로 많은 문화·체육·예술·종교 등을 포함한 사회단체 교류 활성화돼 10여 년 이상 단절된 민족 동질성이 회복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배영윤 기자 young25@, 평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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