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성(個別性), 단일성(單一性), 전체성(全切性)

개별성(個別性), 단일성(單一性), 전체성(全切性)

사람들의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느낌 감각은 나는 나대로 별개로 존재하고 나 아닌 것은 나 아닌 것대로 별개로 존재한다는 느낌 감각입니다. 나는 나만의 고유한 개성, 나만의 일과 나만의 습관, 시간 속에 축적된 나만의 경험과 그 경험에 따른 정보 지식을 가진 개별적인 존재인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다른 사물, 세상의 다양한 현상과 사건 사고들은 개별적인 존재인 것같은 그러한 나와는 별도로 따로 떨어져서 별개로 존재하는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일정한 한계, 일정한 경계선을 가진 나를 나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나와 따로 분리되어 있는 다른 대상들로부터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나는 매순간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위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관찰해 보면, 나와 나 아닌 것, 내가 경험하는 나의 내면적 대상, 곧 느낌, 생각, 기억, 감정, 온갖 심리현상, 마음은 물론 외면적 대상인 타인과 타인의 생각과 말과 행동, 다른 사물과 사건 사고들 모두가 나의 지각(知覺)과 인식(認識)을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나와 분리되어 따로따로 떨어져있는 것 같은 나 아닌 것들은 모두 단일하고 동일한 의식, 순수한 자각의 지평선 위에서만 경험될 뿐입니다. 모든 개별적 대상들은 단일하고 동일한 순수한 자각의 변형, 차별 없는 순수한 자각의 다양한 현현(顯現)으로 홀로그램(Hologram)과 같은 가상현실(假想現實, VR : virtual reality)입니다. 인간의 형체 없는 의식(意識)이 꿈이라는 온갖 환상(幻想)을 만들어 스스로를 경험하듯이, 단일하고 동일한 순수한 자각(自覺)이 온갖 다양한 형태로 스스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나와 나 아닌 것들로 분명하게 서로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지만, 그 분리의 근원에는 단일하고 동일한 의식, 순수한 자각의 성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일하고 동일한 이 의식, 이 순수한 자각은 다양한 개별적 현상으로 스스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경험하는 나와 경험되는 나 아닌 것들이 모두 단일하고 동일한 이 순수한 의식, 이 순수한 자각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의 매 순간순간이 이 순수의식, 이 순수자각입니다. 오직 바로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순간에만 모든 현상은 현존(現存)하고 현전(現前)하고 현실성을 얻습니다. 지금 여기에서는 모든 현상이 초대됩니다. 어떤 경험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여럿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무한한 전체입니다. 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하나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 하나가 있다,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다)입니다. 나는 나 아닌 것인 동시에 모든 것입니다.

-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