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가 마음뿐(삼계유심 三界唯心, 만법유식 萬法唯識)
[문] 마음뿐이라는 사실은 이해가 가는데, 마음뿐이라는 그 사실을 어떻게 해야 확실히 깨달을 수 있겠
습니까?
[답]마음뿐이라는 소리가 무슨 뜻이오? 일체가 마음뿐이라는 소리는, 만법이 자체로는 성품이 없어,
만법이 전부 마음에 의해 지어진 실체가 없는 업(業)의 그림자(업영 業影)이라는 소리요.
일체, 만법이 마음뿐인 도리를 모르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양이나 소리 하나하나가 전부 실체인
것 처럼 착각하는 것이요.. 심지어 만법이 마음뿐인 도리에 대해 묻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렇게 일체가
마음뿐이라는 도리를 확실히 깨달아야 할 ‘나’도 실체고, 밝혀야 할 마음뿐이라는 도리도 실체라고 여겨
착각하고 있는 거요.
만법이 전부 실체로 여겨져 착각하는 순간, 거기서부터 있고 없고, 좋고 싫고, 이롭고 해롭고 등등 온갖
분리 분별 차별 구별 구분이 생기게 되는 거요. 하지만 온갖 분리 분별 차별 구별 구분 그게 전부 실체가
아닌, 단지 사람들이 제각각 지은 각자의 업(業)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마음에 비친 업의 그림자(업영
業影)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면, 그런 분별로부터 발생되는 모든 대랍과 갈등과 다툼에 휘둘릴리도
없을뿐더러, 설사 세속법 따라 온갖 분별을 다 하면서 산다해도 전혀 그것 때문에 마음을 빼앗겨 세속의
흐름에 떠내려가는 일은 없는 거요. 그게 전부 제 마음에 비친 업의 그림자놀이라는 것을 환히 꿰뚫고 있
으니 말이오.
견문각지(見聞覺知) 그 자체는 그저 거울이 사물을 비추듯 그림자를 비추어낼 뿐인데, 거기에 업(業) ―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 이 끼어들면, 비추어진 그림자가 왜곡(歪曲)되고 색깔이 입혀지게 되는
거요. 이 말은 그렇기 때문에 그 그림자를 전부 무시하고 털어버리라는 소리가 아니고, 업(業)대로 지금
처럼 보고(見) 듣고(聞) 깨닫고(覺) 알고(知) 전부 다 하면서도 견문각지 그게 전부 내 한마음에 비추어진
업(業)의 그림자(業影)일 뿐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말라는 소리요.
그렇게 알아차리는 순간 참된 하나는 바로 원만하게 드러나게 되니, 아무리 두 법 사이에서 이러쿵저러쿵
옥신각신 해도 일찍이 그 누구도 그 본래 자리를 떠난 적이 없는 거요. 그 본래 마음자리를 어둡히지 말아
야 하오. 항상 그 본래 자리에서 비추는 사람은 좋은 일이건 궂은 일이건, 부자건 가난뱅이건, 깨달았건 미혹
했건, 모든 차별상 분별상이 참된 하나로 녹아나오. 거기엔 아무리 작은 법도 빠뜨리는 법이 없으니, 그
어떤 것도 마음에 의지하지 않고 저 혼자 나는 법은 없기 때문이오.
[현정선원 법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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