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反헌법 행위자' 명단에 이름 올린 양승태
정창화 입력 2018.07.12 21:29 수정 2018.07.12 22:22
[앵커]
양승태, 고영주, 박처원.
대법원장과 검사장, 치안본부 대공수사단장을 지낸 인사들입니다.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자리에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헌법행위자 인명 사전을 만들고 있는 민간 편찬위원회가 1차로 추린 115명의 반헌법행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고문 조작과 테러, 간첩 조작, 내란·헌정유린 등이 기준이 됐는데요.
특히 현재 사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경우, 6건의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법관으로 이 명단에 이름이 올랐습니다.
정창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판사에서 대법관을 거쳐 대법원장으로 퇴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 농단' 와중에도 법원에 대한 신뢰를 얘기했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지난달 1일 : "법원이란 조직은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건전한 조직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32년 전, 고문 끝에 간첩이란 허위 자백을 해 13년간 옥살이를 했던 강희철 씨는 당시 재판장이던 양승태 부장판사를 다른 의미로 기억합니다.
[강희철/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 "그 이름을 잊을 수가 없죠. 재판 진행 보자해서 했는데 무기(징역) 나올 거라고 전혀 생각 못 했어요."]
양 부장판사가 고문이 없었는지 물어 놓고도 무기형을 선고했다며, 진실을 외면했다는 게 강씨 주장입니다.
그리고 지난 2008년에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렇게 6건의 간첩 조작 사건에 배석판사나 재판장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6건 중 5건은 이미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고, 1건은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또 유신 시절 대학생과 기자 등을 대상으로 한 12건의 긴급조치 사건에서도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한홍구/'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책임편집인 : "과거에도 그렇고 당시에도 그렇고 훨씬 더 많은 반헌법적 행위를 자행한 겁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과거 사법부의 과오에 대한 반성 의사를 묻자 에두른 답변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 인사청문회/2011년 9월 : "사과해야할 건 기회가 오면 얼마든지 표명할 수 있습니다.구체적인 권리 구제는 재심 절차나 이런 걸 통해서..."]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는 사법 농단 사건 이전에 이미 양 전 대법원장을 반헌법행위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
정창화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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