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행복이란? 할마니의 소확행

장백산-1 2018. 9. 5. 11:50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할머니의 소확행

배연국 입력 2018.09.05. 08:55




행복이란 무엇일까? 가끔은 이런 본질적인 의문에 부닥친다. 얼마 전 한 TV 프로를 보면서 가슴에 화인처럼 남은 물음도 바로 이것이다.

올해 여든여섯의 할머니가 궁벽한 섬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이웃이래야 비슷한 또래의 할머니 몇분이 고작이었다. 할머니는 열셋의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세상에 고아처럼 남겨졌다. 늦은 나이에 처녀 귀신이나 면해 보려고 시집을 갔으나 남편은 결혼 삼년만에 저 세상으로 떠났다. 갓난쟁이 딸 둘만 남겨둔 채. 할머니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할머니의 환경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불행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TV 촬영을 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달고 다녔다. 혼자 작은 배를 저으면서 전복과 미역을 따는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자식을 키워 외지로 모두 내보냈으니 이제 아무 걱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행복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다. 자기 스스로 삶에 만족하느냐가 첫번째 조건이다. 외부 환경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다. 할머니의 일상은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의 삶이 진하게 묻어난다. 작은 일상에 감사하는 것! 혼자 노를 젓고 미역을 따는 단순한 생활에서 할머니는 기쁨을 얻고 있었다. 마음에서 욕심을 비우는 것! 자식이 대처로 나가 무탈한 것이 행복이라고 여겼다. 범사에 감사하는 것! 할머니의 입가엔 감사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소확행의 비결은 간단하다. 나에게 없는 것에 눈독을 들이거나 아쉬워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내 손에 있는 확실한 것을 100% 누리는 지금 그곳에 있다.

논설실장

연재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변 부처(똥 부처)  (0) 2018.09.08
전도몽상(顚倒夢想)  (0) 2018.09.07
황성공원 솔숲  (0) 2018.09.04
"맘속에 사는 흉악한 짐승 잘 다스려야 잡아먹히지 않소"  (0) 2018.09.02
멀리해야 할 친구  (0) 2018.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