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대변 부처(똥 부처)

장백산-1 2018. 9. 8. 23:19

대변 부처(똥 부처)



최소한 하루에 한번 이상은 내가 아닌 다른 그 어느 것을 위하여 기도를 합니다.


그 대상중의 하나가 똥....유식한 말로 변(便) 입니다.


늘..몸 속에 담고 다니면서도 만져보는 것은 고사하고 쳐다보기 조차 싫은 물건..똥.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냄새나는 것을 꼽으라면 틀림없이 똥이 포함 될 것입니다


 


아침마다 내 몸에서 똥을 내보내고 물을 내리면서 그 물건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


한때는 생명을 가지고 있던 너희들이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내게 먹을수있도록 너의 


몸을 허락해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 까지 내 몸의 생명을 유지 할 수 있었으며


나와 하나되어 울고, 웃고, 성내고...더러는 좋은 일도 하다가...이제 인연이 다하여 


너의 소임을 마치고 떠나가는구나.


 


똥이 되기 전 너희들을 내가 먹을 때 너희들의 영혼을 천도하여


내세엔 사람 몸 받아 태어나서 성불하기를 기원했고


너희들 화신중의 일부는 이미 나의 몸을 이루고 있으니


너희들도 부디 좋은 인연을 만나서 환생하고


우리 다시 좋은 인연되어 만나자꾸나.....라구 기도합니다요.


 


이 기도를 입밖으로 소리를 내어서 하고, 그 소리를 누군가 듣는다면 저놈 저 제대로 돌았구나..


라고 하겠지만 저는 스님들께서 죽은 영가를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천도제를 지내는 의식에 


못지 않는 진지한 마음으로  똥에 대한 기도 이 의식을 매일 매일 똥을 쌀때마다 치룹니다.


 


어쩌면 그 기도의 진지함의 정도만큼 진짜 미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 하다보니


똥을 쌀 때나, 싸고나서 물을 내리는 순간조차도 마음이 진지해지고 똥에게 조차 왕생극락을 


빌어주는 마음을 내어준 자성(自性)에게 감사하면서 사람들에게는 인색하게 굴며 살았구나....


하는 참회를 합니다.


 


내 평생 소원이 착한 인간이 되고싶은 거였었는데 그 소원을 이루지는 못해도 불가능하지는 


않겠구나...하는 걸 느끼면서 소위 도(道) 를 닦는 즐거움이란게 이런게 아닐까..싶기도 합니다.


 


느긋하게 쉴 일요일인데 혹..오늘 삼겹살이라도 구울 계획이 있으시다면 삼겹살 한점 드시면서  


그 돼지의 영가를 천도하여 사람으로 인도 환생하게 하는 마음을 주신다면 훗날...그 돼지 영가가 


사람 몸받아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축원해주신 공덕으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어 감사합니다


할 것입니다. 오늘 제가 미친소리로 시작하는 걸 보니 저녘엔 날이 궂을 모양입니다.


인사를 하러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진장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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