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삶

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삶

매 순간순간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며 살아라 

오늘 하루뿐이 내 생의 전부라면 오늘 하루라는 시간은 얼마나 아쉬운 날이 될까요

가끔씩 생각해봅니다. 오늘 하루뿐이 내 생의 전부라면 나의 마음은 어떨까, 하고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매우 슬플 것만 같습니다. 그것은 곧 이 세상과 이별의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이 세상 모든 것들과 만날 수 없다는 단정적 이별, 그 이별의 명확성이 눈물로 다가섭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 집착한 결과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눈물이 나지 않을 만큼만 이 세상에 머물다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짐이 몇번이나 깨어졌는지 모름니다

더러더러 눈물을 머금으며 살기도 했고 눈물을 흘리며 살기도 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따뜻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눈물은 자꾸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이 안개 신기루 허깨비 그림자 물거품 같고 화살과도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아온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바람처럼 그냥 어느 자리에서도 떠날 수 있는 삶을 아직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람처럼 떠날 수 있는 삶 그것은 그냥 열심히만 산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의 본래 모습을 터득해야 비로소 바람과도 같은 삶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집착하지 않고 열심히 바라볼 때 그때 비로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오늘이라는 하루가 영원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바람처럼 아쉬움 없이 보내는 생의 그날을 기다립니다

- 성전스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