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현실세계 같은 꿈속 세상

장백산-1 2018. 12. 24. 19:32

현실세계 같은 꿈속 세상


깊은 잠을 자고 잠에서 깨어날 때 느낌을 달리하며 펼쳐지는 세계를 미세하게나마 인식해본 경험이 

있습니까? 매일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나지만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은 흔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면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유독 느낌을 달리하며 

펼쳐지는 세계가 선명하게 인지될 때가 있습니다.


그 세계는 처음엔 암흑처럼 아무것도 분별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가, 점점 의식이 깨어나면서 세계가 

희미하게 펼쳐집니다. 희미하게 세계가 드러나면서 색감이 느껴지고 사물의 모양들이 어렴풋이나마 

드러나거나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이런 시간이 지나면 색깔이나 사물의 모양을 따라 선명한 생각이

일어나고 선명한 생각을 따라 아무 일도 없었던 마음이 움직이고 요동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깊은 잠에서 깨어날 때 여명이 밝아오는 것처럼 의식의 전경이 희미하게 펼쳐지는 세상을 인상

으로 느끼게 되는 이유는 그 이전의 아무런 분별이 없는 상태의 세상과 비교되기 때문입니다. 의식의 

경이 희미하게 펼쳐지기 전은 어둠이 내려앉은 캄캄한 한밤중 같습니다. 그런데 잠이 깨면서 마치 새벽 

여명처럼 생각과 감각적인 이미지들이 차츰차츰 밝게 드러나면 그 세계는 이전과 대비되어 인상적인 세상

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때는 아직 경계가 불분명하게 희미하게 드러나서인지 펼쳐진 세계가 마치 환상(幻想)인것 처럼

느껴집니다. 뚜렷한 분별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여서 대상 경계의 차별성이나 존재감이 없어 전체가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이때에는 경계가 주는 존재감이나 위력감이 없습니다. 마치 그림을 보는 듯,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짧은 순간 지나갑니다. 사람들은 이 순간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이 과정이 지나

가면 대상 경계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어느새 대상 경계들의 존재감이 확연해지고, 그 존재감으로 인해

생각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잠들기 전 큰 고민이 있었거나 두려운 일들에 휩싸였다 

잠이 들고, 다시 잠에서 깨어날 때 그 고민거리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갑작스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의식(정신)이 선명하기 전까지는, 즉 분별을 하는 생각 마음이 선명해지기 전 까지는 대상

경계가 아무런 무게감이나 위력감이나 구속하는 느낌이 나에게 없었는데 분별을 하는 생각 마음이 선명

지면서부터 대상 경계의 무게감, 중압감, 위력감, 구속하는 느낌 등 이런 변화가 갑작스레 일어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세계가 과연 고정된 실체가 있는 객관적인 세상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이런 경험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날은 우리가 기존에 알아왔던 현실세상을 새롭게 보게 됩니다. 암흑처럼 

캄캄해서 아무런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없을 때의 세상이 현실인지, 아니면 마음을 구속하는 느낌은 

지만, 어렴풋이 희미하게 의식이 밝아올 때의 세계가 실재인지, 아니면 모든 대상 경계가 분명하게 드러나

그것들의 존재감이 강력할 때의 세계가 실재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의식이 깨어나는 순간 내 밖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자기의 의식상태의 변화만 뚜렷합니다.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고 이 세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일어나고 그것들의 분별성 차별성이 강력해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그것에 구속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이 세상은 나에게서 창조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세상의 존재감 

역시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어떤 것이 실재인지 판가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식이 없을 때의 세계가 실재인지, 어렴풋한 의식상태일 때의 세상이 실재인지, 의식의 각성 

상태가 선명하게 펼쳐질 때의 세상이 실재인지, 아니면 이 모든 세상은 단지 의식상태의 다른 대상 경계

에 불과한 것인지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또 지금 세 가지 의식상태의 세상 중 어떤 세상이 실재인지를 판단하려는 의식상태가 너무도 뚜렷한 

각성상태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마저도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세계가 의식

작용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오직 식(識)의 작용의 산물일 뿐(만법유식 萬法唯識),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이라는 옛사람들의 말씀이 경험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모든 세계가 저 밖에 있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나의 경험상을 벗어나 아무것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이 세상이라는 것이 물리적인 현상이건 정신적인 현상이건 모든 

현상은 나의 분별하는 생각 마음(사량분별심 思量分別心)이 일어날 때 동시에 드러나는 것입니다. 모든 

현상, 즉 이 세상의 존재감도 나의 의식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그 현상들의 의미와 가치 또한 내 밖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일이 근원적으로 나의 분별하는 생각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진정한 

깨달음일 것입니다. 깨닫지 못할 때는 뚜렷한 의식상태일 때 펼쳐지는 세상을 현실이라고 여깁니다. 이 

선명한 의식상태일 때의 세상을 현실로 착각하는 근거는 너무도 다양한 경계들이 선명하고 뚜렷하게 

차별성 분별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에 있습니다. 사람과 이 세상, 사물, 그리고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상념들, 

이미지와 감각적인 대상들이 어우러져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그것들이 실재이고 현실이라 착각합니다.


그러나 의식이 뚜렸한 상태일 때 드러나는 세상은 의식이 선명히 각성된 상태일 때의 세상에 지나지 않습

니다. 선명한 의식이 만들어낸 현실 같은 꿈의 세계입니다. 이때의 이 세상 모든 것들은 객관적인 고정된

실체가 있는 대상이 아니라 의식이 만들어낸 선명한 환상(幻想)세계, 가상현실(假想現實, virtual reality)이

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의식이 너무도 잘 속게 짜여진 환상의 세계입니다. 의식이 희미할 때의 세상과

선명하게 비교되고 분별되는 세상을 현실이라고 실재(實在)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식이 희미

할 때의 세상이든, 선명할 때의 세상이든 모든 세상은 의식이 지어낸 꿈속 세상과 같은 세상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꿈꾸는 의식상태에서의 세상 역시 의식이 만들어 낸 환상세계입니다. 즉 현실 같은 꿈, 

꿈과 같은 세상, 꿈같은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식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어떤 경험을 하든 늘 그런 경험과 함께 있습니다. 의식세계를 떠나서는 

우리는 존재할 수 없으며 다른 모든 것들도 드러날 수 없습니다. 의식작용은 늘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를 떠나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늘 당면하는 대상 경계들과 함께 거기에서 찰나찰나 일어나고 

사라지는 동시에 눈의 착시현상을 이용해 만드는 영화와 같은 가상세계, 가상현실을 지어냅니다.


이러한 의식이 만들어내는 환상세계, 가상현실에 사로잡혀 집착하게 되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있는 것

처럼 착각하게 되고, 이런 환상세계의 실상을 분명하게 터득해서 밝아지면 이 세계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고 이 세상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게되어 구속당하지 않습니다.

자승자박, 자작자수라는 말이 이러한 사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무시무종으로 영원히 항상 변함이 없는 것은 오직 의식의 작용이 일어나는 분별할 수 없는 텅~빈 바탕자리,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입니다. 의식의 작용이 발현하는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를 말로는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의식적인 모든 분별하는 생각 

마음이 텅~빈 바탕자리,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사라지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텅~빈 바탕자리에서 일어나는 내용물들은 쉬지않고 끊임없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변화무쌍한 것들이지만

즉, 무상(無常)한 것들이지만 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변하고 사라지는 것들이 쉴 새 없이 일어나고 있는 이

현실세상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