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세계(世界)

장백산-1 2019. 1. 26. 23:45

4. 세계(世界)


한 개의 해와 한 개의 달이 비출 수 있는 범위는


가장 작은 세계는 일소세계, 수미산 ·해 ·달 등 하나씩 존재

일소세계 천개 모이면 소천세계 중천세계 천개 모이면 대천세계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 혹은 465억년이고, 이론상으로 관측이 가능한 우주의 지름은 930억 광년에 이른다고 한다. 이 말은 지금까지 관측이 가능한 우주에 대한 나이와 지름의 추정치일 뿐으로, 결국 결론은 우주 나이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불교에선 우주, 세계의 형태나 규모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불교의 세계관, 우주관을 살펴보자.


하나의 작은 세계인 일소세계(一小世界)는 허공에 바람이 일어 생긴 풍륜(바람의 바퀴 風輪)을 기초로, 그 위에 커다란 물의 바퀴(수륜 水輪)가 돌고 있으며, 다시 그 위에 쇠로 된 바퀴(금륜 金輪)가 돌고 있는데, 이 세 바퀴가 하나의 작은 세계(一小世界)의 기반인 셈이다. 그리고 그 기반 위에 우뚝 솟은 수미산이 하나 있고, 수미산을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담수(淡水)바다와 그 담수바다를 네모지게 다시 둘러싸고 있는 산맥이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펼쳐져 있다. 가장 바깥의 산맥 바깥으로 한 겹의 염수(鹽水)바다가 더 있고, 그 바깥으로 철위 산맥이 전체를 둥글게 감싸 안고 있다. 철위산 안쪽의 염수바다에 동서남북으로 모두 네 개의 큰 대륙이 있는데, 우리가 사는 곳은 네 개의 큰 대륙 가운데 남쪽대륙인 남섬부주(南贍部洲)이다. 이것이 하나의 작은 세계(一小世界)이다.


하나의 작은 세계 1000개가 모인 것을 ‘작은 1천의 세계(소천세계 小千世界)’라 일컫는다. 그러니 소천세계엔 1000개의 수미산과 1000개의 태양과 1000개의 달과 1000개의 남섬부주가 있는 셈이다. 소천세계가 1000개 모인 것을 ‘중간인 1천의 세계(中千世界)’라 일컫는다. 그러니 하나의 중천세계엔 1000의 제곱인 100만개씩의 태양과 달과 남섬부주가 있다


중천세계가 1000개 모인 것을 ‘무한대의 1천의 세계(대천세계 大千世界)’라 일컫는다. 그러니 하나의 대천세계엔 100만의 제곱인 10억개씩의 태양과 달과 남섬부주가 있다. 대천세계는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라고도 불리는데, ‘세제곱한 1000만큼 큰 1000으로 이루어져 있는 세계’라는 의미이다.


세계(世界)란 말은 범어 ‘로카다투(loka­dhātu)’의 번역어인데, 하나의 세계라고 하면 ‘하나씩의 해와 달이 빛을 비출 수 있는(loka, 世) 범위(dhātu, 界)’를 말한다. 그래서 세계란 좁은 의미로 수미산 하나에 해와 달 및 남섬부주가 하나씩 갖추어져있는 제일 작은 규모의 일소세계를 가리키며, 넓은 의미로는 무한히 거대한 삼천대천세계를 가리킨다.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사바는 범어 ‘사하(sahā)’를 소리로 옮긴 것인데, ‘견디다’ 또는 ‘인내하다’ 등의 의미를 지닌 동사 ‘사흐(√sah)’에서 온 것으로, 사바세계는 인내해야 하는 세계 혹은 감내해야 하는 세계를 말한다. 한 분의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펼치신 세계가 곧 이 사바세계인데, 그것이 하나의 작은 세계인 일소세계를 가리키는지 아니면 일소세계가 10억개 모인 삼천대천세계를 가리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한 명의 전륜성왕은 하나의 일소세계에 있는 네 곳의 대륙만을 그의 통치세력권으로 여긴다. 그런데 불교에서 사바세계를 힘들게 견뎌야 하는 세상으로 표현한 데 반해, 힌두교 시각에선 사바세계를 고통이 따르지만 견딜만하고 즐길만한 곳으로 간주한다. 아마도 ‘사흐’가 ‘안심하다’ ‘기뻐하다’ 등의 의미도 지닌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


삼천대천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부파불교에서 이 세계는 초선천에서 사선천까지의 다소 복잡한 구조와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아무튼 모두 56차례의 불(火)에 의한 파괴와 7차례의 물(水)에 의한 파괴 및 최후로 제64번째엔 바람(風)에 의한 파괴를 통해 완전히 무너져 완전히 변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 세계의 성주괴공(成住壞空)의 한 기간이 12억 8000만년이라 하였으니, 현대과학으로 계측한 우주의 나이에 비해선 제법 짧은 편이다.


현진 스님 봉선사 범어연구소장 sanskritsil@hotmail.com


 [1474호 / 2019년 1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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