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

장백산-1 2019. 3. 17. 16:31

마음을 알아차리는 수행 (4) |위빠사나(명상)


사람들이 산다는 것은?


청정도론에서 말하는 '마음이 동일한 토대를 갖는다'라는 말은 마음이 같은 토대를 갖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토대(土臺)라는 말은 땅을 의미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토대는 근거하는 것, 기초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눈 귀 코 혀 몸’은육신을 토대로 해서 일어나고, 의(意, 생각, 마음, 인식)은 심장을 토대로 해서 일어납니다. 마음이 동일한 토대를 가졌다는 말은 마음이 눈을 토대로 해서 마음의 작용을 하면 마음의 작용도 눈을 토대로 해서 작용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마음이 눈을 토대로 해서 '아는 작용'을 하는데 이때 마음의 아는 작용은 다른 것을 토대로 해서 아는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눈을 토대로 해서 아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감각기관인 의(意)가 심장을 토대로 해서 아는 작용이 일어난다는 말은 심장에서 마음이 생겼다는 말이 아닙니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몸 마음이 어느 것을 토대로 해서 일어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지 반드시 심장이 있어서 마음이 생겼다는 것을 규명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마음은 몸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이해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마음과 결합된다는 말은 지금까지 설명한 네 가지 조건들이 결합하여 '마음의 작용'이 '마음'과 함께 일어나고 함께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함께 일어나서 함께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이런 현상은 마음과 마음의 작용의 결합관계 뿐만 아니라 오온(五蘊)의 질서입니다. 마음과 마음의 작용과 오온 중의 색(色 : 물질))은 함께 일어나서 함께 사라집니다. 여기서 함께 일어나서 함께 사라진다는 것은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서 동일한 시간에 사라진다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물질이 한 순간에 한 번 일어나서 사라질 때 마음은 17번이나 일어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믈질과 마음은 일어났다 사라지는 그 시간이 똑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똑같이 일어나서 똑같이 사라진다고 말하지 않고 함께 일어나서 함께 사라진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물질적 현상이건 정신적 현상이거 이 세상 모든 것(현상, 존재)들은 제각각 저마다의 특성(特性)이 있기에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만 일어나고 사라진다는 사실만은 언제나 변하지 않고 영원합니다. 바로 여기서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의 법(法)이 엿보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 모든 것이 동일한 조건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연속적 현상 이 바로 무상(無常)입니다. 이러한 무상(無常)의 현상은 필연적으로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줍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은 끊없이 변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괴로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무상(無常)한 현상들이 사람들 각자의 의지 의도와 상관없이 조건에 의해서 저절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무아(無我)의 법(法)입니다.


마음의 작용인 수(受), 상(想), 행(行)은 52가지인데 이것들을 크게 분류하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은 13가지입니다. 둘째, 선하지 못한 마음의 작용은 14가지입니다. 셋째, 깨끗한 마음의 작용은 25가지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52가지의 마음의 작용입니다.


첫째,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은 13가지입니다. 이것을 다시 분류하면 모든 마음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 7가지와 다양하게 결합하는 연관된 마음의 작용 6가지로 나눕니다.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은 다른 것과 같아지는 공통된 마음의 작용을 말하며, 다양하게 결합하는 연관된 마음의 작용은 때때로 나타나서 다른 것과 결합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합니다.


둘째, 선하지 못한 해로운 마음의 작용은 14가지입니다. 모든 해로운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 4가지와 다양하게 연관된 해로운 마음의 작용 10가지입니다.


셋째, 깨끗한 마음의 작용은 모두 25가지입니다. 이것을 다시 분류하면 깨끗 함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 19가지와 절제 3가지, 무량 2가지, 어리석음 없음 1가지입니다.


위에서 말한 마음의 작용이 모두 52가지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작용 52가지 중에 수(受)와 상)想)은 한 가지씩이고, 행(行)이 50가지입니다. 수, 상, 행이 모두 마음에 속하는 마음의 작용인데 행이 50가지인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사실 수(受)와 상(想)의 그 수를 구분하기에는 너무 종류가 많습니다. 그리고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냥 수(受)와 그냥 상(想)이라고 하고, 마음의 의도(意圖)인 행(行)을 50가지로 분류해서 모두 52가지입니다.


마음의 작용은 3가지 그룹이 있는데, 이 3가지 그룹은 각각의 특색이 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인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은 언제나 항상(恒常) 있는 기본적(基本的)인 마음의 작용입니다. 마음에 이 기능이 없으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항상 있는 기본적인 마음의 작용은 선하고 선하지 않고의 문제를 떠나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항상 기본적으로 있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다음에 다양하게 결합하여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이 있습니다. 이것은 때때로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으로 일어날 때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일어날 조건(緣)이 성숙되면 저절로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을 일컬어 때때로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그룹은 선하지 않은 마음의 작용입니다. 선하지 않은 마음의 작용은 불선한 마음의 작용을 말합니다. 이것도 역시 항상 있는 기본적인 마음의 작용과 다양하게 결합하여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항상 선하지 못한 마음의 작용은 자신의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는 축적된 성향입니다. 이러한 선하지 못한 과보심(果報心)이 마음에 작용해 저장되어 있다가 조건이 성숙되면 나타납니다.


세 번째 그룹은 깨끗한 마음의 작용입니다. 깨끗한 마음의 작용은 선(善)하고 밝고 청정(淸淨)한 마음의 작용을 말합니다. 이것도 역시 항상 있는 기본적인 마음의 작용과 다양하게 결합하여 나타나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항상 있는 깨끗한 마음의 작용도 자신의 마음속에 저장되어 있는 축적된 성향입니다. 이러한 선한 과보심(果報心)이 마음에 작용해 저장되어 있다가 조건이 성숙되면 나타납니다.


'마음의 작용'을 3가지 그룹으로 나눌 때 기본적으로 항상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과 선하지 못한 마음의 작용과 선하고 깨끗한 마음의 작용이 있습니다. 선하고 깨끗한 마음의 작용이란 선한 마음의 작용을 말합니다. 이상의 '마음의 작용'의 세 가지 그룹은 다시 항상 있는 마음의 작용들과 다양하게 결합하여 나타나는 마음의 작용들이 있습니다. 수행을 한다는 사실은 기본적으로 항상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을 튼튼히 해서, 선하지 못한 마음의 작용보다는 선한 마음의 작용이 나타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마음의 작용을 받아들여서 '아는 마음'도 함께 청정해집니다. 마음의 작용 52가지를 세 그룹으로 만들어서 차례로 말씀드리고, 다음에 각각의 마음의 작용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을 말하기 전에 논장에 있는 이러한 분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붓다께서 설법하신 논장에 있는 정신(精神)과 물질(物質)에 대한 분석은 오직 수행자의 이익(利益)을 위해서 설하신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것은 오직 수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 학문적인 분석을 위해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은 이러한 정신과 물질의 분석의 의미를 잘 새겨들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지나칠 것은 그냥 지나쳐야 합니다. 사람들이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려고 하면 수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인지 살펴보고 선택을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모른다고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는 안 되며, 몰라도 그냥 진도가 나가야 됩니다.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석서인 청정도론과 아비담마 결집서를 보면, 정신(精神)과 물질(物質)을 알아차릴 때 정신과 물질들의 이름, 숫자,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 끊임없이 일어나는 과정을 명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런 분류는 단지 이해를 돕는 데 필요한 것이지 그것 자체가 진리(眞理)는 아닙니다. 만약 이렇게 알아차리지 않으면 정신과 물질이라는 대상의 이름, 숫자,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 끊임없이 일어나는 과정에 대한 개념(槪念, 관념, 이미지, 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개념으로 대상을 알아차리면 대상의 성품인 실재(實在)를 알 수가 없어서 결국 법(法)을 볼 수가 없습니다. 법(法)을 보지 못한다면 깨달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위빠사나 수행은 항상 정신적인 현상, 물질적인 현상인 대상 경계의 실재(實在), 본바탕, 근원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관념입니다. 그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내용의 실재(實在), 본바탕, 근원이 중요합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오직 정신과 물질을 알아차리는 수행이고, 정신과 물질을 알아차릴 때는 정신과 물질의 특성과 역할과 나타남과 가까운 원인을 아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주석서인 청정도론과 아비담마 결집서 에서는 정신적인 현상, 물질적인 현상인 대상 경계의 실재(實在), 본바탕, 근원, 당처(當處), 눈앞, 목전(目前),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 텅~빈 바탕자리를 수행자들이 알아차리게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정신과 물질에 대한 특성, 역할, 나타남, 가까운 원인을 설명하고 있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수행자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이상 말한 네 가지로 대상을 알아차리면 대상 경계의 실재(實在), 진리, 실체, 본바탕, 근원, 당처(當處), 눈앞, 목전(目前), 텅~빈 바탕자리,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 도(道), 부처(佛), 마음(心)을 더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말고 정신과 물질에 대한 특성, 역할, 나타남, 가까운 원인 이 4가지에 주목하십시오. 그래서 주석서에서 밝힌 이러한 요점을 파악하여 대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정신적 현상 물질적 현상인 대상 경계의 특성, 역할, 나타남, 가까운 원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여기서 요점정리를 하여 대상의 실체, 진실, 실재를 파악하기 바랍니다.


첫 번째 그룹인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은 13 가지입니다. 다른 것과 연관되었다는 것은 선업과 불선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선업이나 불선업과 같아진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작용을 이해할 때 그냥 마음의 작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것과 함께 있으면서 다른 것과 연관된 마음의 작용이 있습니다.


선한 마음의 작용인 수, 상, 행이 일어날 때마다 이런 마음의 작용이 선한 마음과 결합이 됩니다. 그래서 어떤 느낌(受)을 갖느냐에 따라 어떤 마음이냐가 결정되며, 어떤 생각(想)을 하느냐에 따라서 어떤 마음이냐가 결정되고, 어떤 의도(行)을 일키느냐에 따라서 어떤 마음이냐가 결정됩니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마음의 작용이 선하면 선한 마음의 작용을 받아들여서 선한 마음이 되고, 선하지 못한 마음의 작용이 있으면 선하지 못한 마음의 작용을 받아들여서 선하지 못한 마음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하가 일을 잘해도 왕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신하가 일을 잘못해도 왕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깨끗한 마음의 작용일 때는 선한 마음과 결합하여 나타나며, 해로운 작용일 때는 선하지 못한 마음과 결합하여 나타납니다. 그리고 선과 악에 속하지 않고 설명될 수 없는 마음의 작용일 때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작용과 결합하여 나타납니다. 이때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작용을 무기(無記)라고 합니다. 무기(無記)라는 것은 단지 선과 불선이 아닌 마음의 작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나태하여 무기력한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때 무기를 게으름과 혼침이 아닌 무기명이라고 할 때 무기라는 뜻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마음은 마음의 작용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단지 받아들이는 기능밖에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은 진실로 청정(淸淨)합니다. 청정한 마음은 어느 의미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모든 것들을 수용하는 하늘(虛空)이나 땅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좋은 느낌일 때는 마음의 상태가 좋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알아서 사람들은 수(受), 상(想), 행(行)에 관해 분명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산다는 것은 정신(精神)과 물질(物質)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바로 이 정신과 물질의 기능들이 작용하는 것을 산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나 물질(몸)과 정신(마음)이 있어서 사는지를 압니다. 이때 몸은 마음이 머무는 장소이고, 마음은 단순하게 대상을 아는 기능밖에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내가 산다는 것의 상당 부분은 바로 마음의 작용인 수(受), 상(想), 행(行)이 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 이 수(受), 상(想), 행(行)이 어떻게 작용해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어떻게 사는가를 분명하게 아는 길입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 수(受), 상(想), 행(行)은 누구나가 평소에 가지고 사는 마음의 작용들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온(五蘊 : 色, 受, 想, 行, 識)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사는지 잘 모릅니다. 이제 내가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과 '마음의 작용'을 알아차린다는 것은 동굴세계와 같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부터 자신의 내면에 있는 미지의 세계인 동굴세계를 탐험해 보기 바랍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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