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신령(神靈)스런 한 물건

장백산-1 2019. 11. 14. 16:08

신령(神靈)스런 한 물건  - - 현정선원



< 질문 > ‘모든 게 비었다’는 말만 공허하게 맴돌 뿐, 여전히 보고 듣는 바에 휘둘립니다.



< 답변 >


 보고 듣고 하는 모든 일은 오직 제가 제 마음을 보는 거요. 자기가 자기 마음을 보고 듣고 하는 건데 


그것을 두고 어떻게 본다, 듣는다고 말할 수 있겠소?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요 지금. 



태어나면서부터 눈은 빛깔 모습만 봤고, 귀는 소리만 들었고 그러니 멀쩡히 눈을 뜨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라는 소리를 듣는거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보고 있는 게 곧바로 보지 않는거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듣고 있는 게 곧바로 듣지 않는거요



여러분이 만약 지금도 아직도 ‘내’가 보고, 내가 듣고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면 그 사람은 가망 없소.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를 거들지 않더라도, 이 육신은 지각(知覺)하는 것이 없는거요.


안으로 ‘나’가 없고 마음 밖으로 한 법도 없으니, 누가 있어서 무엇을 보겠냐는 말이오?



보는 자도 없고 볼 것도 없는 게 분명한데도, 단풍은 온통 아름답게 울긋불긋하고 은은한 차향기가 코를 


찌르니 이 얼마나 묘한 존재(妙法)인가 이 말이오. 분명히 이 육신은 지각이 없는데 지금 면전에 펼쳐지고 


있는 것은 무엇이냔 말이오? · · · · · ·



신령(神靈)스런 한 물건이 있어서 스스로는 성품도 없고 작용도 없으면서 온갖 것을 응현(應現)하고 화현


(化現)하고 있는 거요. 성품도 없고 작용도 없으면서 온갖 것들을 나투니 온갖 것들은 마치 꿈처럼 환처럼 


나툰 것이라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나툰 일이 없는 거요.



안으로도 아무것도 없고 밖으로도 아무것도 없는데, 육근(六根)으로부터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인


육진(六塵)이 계속 흘러 새고 있는거요. 여러분의 생각이 경계를 대할 때 마다 육근에서 계속 허물을 말아


내고 있는거요. 이쁘다 밉다, 좋다 나쁘다, 힘들다 편안하다 등등, 모든 느낌 분별이 허물이오. 아무 것도 


없는 텅~빈 자리에서 느낌 분별을 좇으면서 허물을 말아내고 있다는 말이오. · · · · · ·



만법, 이 세상 모든 것들의 성품 없는 도리를 바닥까지 깊게 사무치게 되면, 만법, 즉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있되 있음이 아님으로 있음에도 집착해 머무는 일이 없고, 만법, 즉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없되 없음이 아님


으로 없음에도 집착해 머물지  않게되니, 그렇게 조촐히 공부를 지어가는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