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무위(無爲)의 중도(中道) 수행 - - 법상 스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않음을 하는’, ‘함이 없이 하는’ 무위(無爲)의 중도(中道) 수행을
실천 아닌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그것은 아주 단순하다. 이보다 더 심플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할 일이 없으니까. 다만 사람들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세상을 그저 그것이 있는 그대로 있도록
내버려 두기만 하면 되니까.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세상 속 모든 대상이 내 눈앞,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자유롭게 오고 자유롭게 가도록 허용해 주기만 하면 되니까.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는 그대로 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곧 ‘내맡김’이고, ‘받아들임’이며, ‘사마타 위빠사나’요, ‘지관(止觀)’수행이다. 이런 수행은 사실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다. 무위법(無爲法 : 함이 없이 그대로 놔두는 것)이다.
우리들 눈앞,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펼쳐지는 현실세상은 아무런 차별이나 분별도 없다. 현실
이라는 세상은 그저 그냥 펼쳐저 있는 그대로 그럴 뿐이다. 비가 오는 날은 그저 비가 오는 날일 뿐이다.
비가 오는 날은 좋은 날도 아니고 싫은 날은 날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비가 오는 날은 싫고,
화창한 날은 좋다고 분별 차별을 하기 때문에 비만 오는 날이면 괴로워하는 사람이 생겨난다. 이와 같이
우리 인생의 모든 괴로움도 비가 오는 날을 분별 차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가 오는 날이 있듯이, 화나는 일도 있고, 욕하는 사람도 있고, 돈도 많아졌다가 적어졌다가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일들은 ‘괴로운 일’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가 자연의 순수한 순환(循環)
현상(現象)인거 처럼 그저 그냥 ‘그럴 뿐’ 아무 일도 아니다.
비가 오는 날이 매우 자연스런 날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자연 만물은 살 수가 없다. 사실은 화창한
날이 필요한 것과 동등하게 비가 오는 날도 꼭 필요하듯이, 사람들의 인생도 행복한 날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동등하게 불행하고 고통스런 날들처럼 보이는 날 또한 필요한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 낮과 밤, 여름과 겨울, 비오는 날과 화창한 날이 교차되며 순환(循環)하
듯이, 사람들의 인생도 칭찬과 비난, 부유함와 가난함, 성공과 실패 등이 아주 자연스럽게 순환(循環)
하는 자연(自然)의 현상일 뿐이다. 이것이 무분별(無分別)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연의 순환 현상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의 알음알이, 인식(認識)대로 분별하고 판단해서 보기 때문에
헛되이 스스로를 고통 속으로 빠뜨리는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을 원래 있던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모든 고통과 문제는 해결된다. 내가 세상을 분별하기
이전에 세상은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 세상을 분별하지만 않으면, 세상은 그저 이대로일 뿐,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일어나는 이대로라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그냥 그저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있도록 허용만 해주면 한 방에 세상만사가 전부 다 해결되는 것이다.
눈앞에,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펼쳐저 있는 현실이라는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분별없이 차별없이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바로 가장 쉬운 무위(無爲)의 중도(中道) 수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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