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를 찾는 사람이 바로 도(道) 그 자체다 - - 법상 스님
'대승찬(大乘讚)'의 첫 구절에 대도상재목전(大道常在目前)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큰 도(道), 무한한
도(道)는 바로 우리들 눈앞에 펼쳐저 있다는 말이지요. 큰 도, 무한한 도는 항상 언제나 영원히 우리들
눈앞에 무한대로 펼쳐저 있습니다. 도(道)는 목전(目前), 우리들 눈앞을 떠나 있을 수가 없습니다.
도(道), 깨달음(覺), 부처(佛), 마음, 진심(眞心), 진성(眞性), 불성(佛城), 자성(自性), 본래성품, 근본성품,
본성(本性), 본래면목, 열반, 해탈, 견성, 성불(成佛), 본래의 나, 법(法) 등의 다양한 방편(方便)인 이름을
사용해서 '이것'을 가리키고 설하지만, '이것'은 언제나 나와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불법(佛法)은 불이법(不二法), 불이중도(不二中道)입니다. 즉, 우주삼라만상만물,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서로서로가 둘로 나뉘어져 따로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이 세상 모든 것은 통째로 한 덩어리
입니다.
그러니 어찌 도(道)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법(法), 도(道)를 눈앞,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찾아나설 수 있겠습니까? 찾고 있는 도(道)가 바로 눈앞,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텅~빈
바탕 자리 입니다. 찾고 있는 도(道)와 텅~빈 바탕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자리, 눈앞은 둘이 아닙니다.
그러니 도(道)는 항상 바로 눈앞에 펼쳐저 있다는 말도 맞지 않는 말입니다. 그만큼 찾고 있는 도(道)와
텅~빈 바탕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자리, 눈앞은 둘이 아니고, 가까이 있다는 말은 목전(目前), 당처
(當處 : 지금 이곳, 이 순간 이 자리)라고 표현했을 뿐입니다.
내가 바로 본래 도(道)입니다. 나를 떠나 따로 있는 도(道)를 찾는다면, 그것은 소를 타고 소를 찾는 격
이고, 눈으로 눈을 찾는 격입니다. 물속에 사로 있는 물고기가 물을 찾는 격입니다. 그러니 찾고 있는
대상은 놔두고, 먼저 대상을 찾고 있는 그놈이 누구인지를 살펴보아야 하는 겁니다.
명백하게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도(道)를 찾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이지요. 찾아야 할
도(道)는 중요하지 않아요. 도(道)를 찾고 있는 그 놈이 누구입니까? 무엇이 도를 찾고 있지요?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도(道)를 찾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바로 도(道)를 찾는 그 놈이 찾을 도(道)입니다.
찾아야 할 객관적인 대상이 따로 있고, 객관적인 대상을 찾는 놈인 주관이 따로따로 있다면, 주와 객이
둘로 나뉘어지는 것일 뿐입니다. 둘로 따로따로 서로서로 나뉘어짐은 도(道)가 아닙니다. 둘로 나뉘어진
것이 아닌 것, 즉 불이법(不二法)만이 진실(眞實) 입니다.
도(道)를 찾는 놈이 있다는 사실이 곧 찾고 있는 도(道)를 명백하게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도(道), 깨달음, 부처를 찾는 당신이 곧 도(道), 깨달음, 부처임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도(道)를 찾는 사람이 찾고있는 도(道) 입니다. 사람인 도(道)가 이렇게 작용하는 순간순간 사람인 도(道)
는 명백하게 살아있습니다. 그러나 도(道)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모양으로 드러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모양에서 도(道)를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사실이 금강경에서 말하는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라, 즉 모양에서 도(道)를 보려
하거나 소리에서 도(道)를 찾는려 하면 이런 사람은 엉뚱한 길로 빠진 것이라서 도(道), 깨달음, 부처를
결코 찾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어리석은 중생의 습관은 모양이나 소리만을 보는 것이 전부인 줄 알다보니, 도(道), 깨달음, 부처
를 모양이나 소리에서만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도(道), 깨달음, 부처를 보지 못할 뿐입니다.
눈으로 눈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뭔가를 본다는 사실이 눈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디 저기 따로 있는 눈을 찾아야 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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