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사람답게 늙고,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자

장백산-1 2020. 2. 19. 15:01

사람답게 늙고,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자


사람의 연령(年齡)에는 자연(自然)연령, 건강(健康)연령, 정신(精神)연령, 영적(靈的)연령 등이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브롬디’는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면서 정신연령과 영적연령을 승화시키며 보내고, 

인생의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면서 자연연령과 건강연령을 채우며 보낸다 하였다.


성장하면서 보내든 늙어가면서 보내든, 인생길은 앞을 보면 까마득하고 뒤돌아보면 허망하다. 어느 

시인(詩人)은 '예습도 복습도 없는 단 한번의 인생길'이라고 말했다. 인생길에는 '가고 싶은 길도 있고, 

가기 싫은 길도 있고, 가서는 안 되는 길도 있지만, 내 뜻대로 안되는게 인생길인 것을 지금 와서야 

뼈저리게 느낀다.'고 후회하기도 했다.


사실 사람이 사람답게 늙고,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는 것이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일도 아주 멋지게 해치우는 사람들이 많다. 잘 준비하고 준비된 것에 최선을 다해 열정을 부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어떻게 늙고,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까?


첫째 : 사람답게 늙어야 한다 = 웰에이징(Wellaging) 행복하게 늙기 위해서는 먼저 노년의 품격(品格)을 

지녀야 한다. 노년의 품격은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노숙함과 노련함을 갖추는 것이다. 노년의 삶을 

불안해 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가기 때문이지만, 오히려 노년은 지성(智性)과 영혼(靈魂)이 

최절정(最絶頂)의 경지(境地)에 이르는 황금기(黃金期)임을 인식(認識)해야 한다.


노숙함과 노련함으로 무장하여 노익장을 과시하라! 산과 명상, 클래식과 독서 같은 영성생활의 여유를

온 몸으로 누리고즐겨라.


최고의 노후는 우리가 무엇을 꿈꾸느냐에 달려 있다. 노년은 24시간이 자유다.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나만의 자발적 시간이다. 여유작작하고 여유만만한 여생의 시작을 위해 팡파르를 울려야 할 때다.


웰에이징(Wellaging)을 위해 노년 특유의 열정을 가져야한다. 노년의 열정은 경륜과 품격이 따른다. 

노련함과 달관이 살아 숨쉬는 풍요한 열정이다. 나이 들어갈수록 이러한 열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년사고(老年 四苦)라는 말이있다.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무위고(無爲苦), 병고(病苦)이다. 가난

의 고통, 외로움의 괴로움, 할 일 없음의 괴로움은 노년에 가장 큰 골칫거리 이며, 이와 함께 노후의 아픈 

괴로움만큼 힘든 일은없다. 그래서 노년은 점점 의욕과 열정을 잃어가는 시기라고 속단할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하기 나름이다. 노년사고(老年 四苦)는 열정을 상실한 대가임을 알아야한다. 열정을 잃지않

고 사는 노후는 빈고, 고독고, 무위고, 병고가 감히 끼어들 틈조차 없다. 노년기에 열정을 가지면 오히려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역사상최대 업적의 35%는 60-70대에 의하여 23%는 70-80세 노인에 의해서, 6%는 80대에 의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결국 세계의 역사적 업적의 64%가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이뤄낸 것이다.


소포클레스가 ‘클로노스의 에디푸스’를 쓴것은 80세 때였고,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은 80이 넘어

서였다. ‘다니엘 드포우’는 59세에 ‘로빈슨 크루소’를 썼고, ‘칸트’는 57세에  ‘순수이성비판(純粹理性

判)’을 발표하였으며, ‘미켈란젤로’는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전의 돔을 70세에 완성했다.‘베르디’, ‘하이든’,

‘헨델’ 등도 고희(古稀)의 나이를 넘어 불후의 명곡을 작곡하였다.


행복하게 늙기 위해서는 또한 인간관계(人間關係)가 매우 중요하다. 나이가들면서 초라하지 않으려면 

대인관계를 잘 하여야한다. 즉, 인간관계를 ‘나’ 중심(中心)이아니라 타인(他人) 중심으로 가져야 한다.


미국(美國) ‘카네기멜론 대학(大學)’에서 인생에 실패(失敗)한 이유에 대하여 조사(調査)를 했는데,

전문적(專門的)인 기술(技術)이나 지식(智識)이 부족(不足)했다는 이유는 15%에 불과(不過)하였고,

나머지 85%는 잘못된 대인관계에 있다는 결과(結果)가 나왔다. 그만큼 인간관계는 살아가는데 중요한 

부분(部分)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나이가들면서 이기주의적(利己主義的) 성향(性向)이 강(强)해진다. 노욕(老慾)이 생긴다.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폭군노릇을 하고  자기도취(自己陶醉)에 빠질 수 있다, 

또는 염세적(厭世的)이고 운명론적인 생각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의 대인관계는 결국 초라하

게 될수밖에 없다.


결국 인간관계는 중심축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물질(物質)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은 나이 들수록 초라해 지고, 일 중심이나 ‘나’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도 역시 외로움에 

빠진다. 그러나 타인(他人) 중심의 인간관계를 갖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고, 

따르는 사람도 많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타인 중심의 인간관계라 할 수 있다.


둘째 : 사람답게 살고 = 웰빙(wellbeing).


사랑과 은혜로 충만한 노년을 우리는 웰빙(well-being)이라고한다. 웰빙은 몸(肉體), 마음(心), 정신

(精神), 인품(人品)이 다 건강(健康)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웰빙은 육체적인 강건(强健)함 보다 

정신적인 풍요와 마음의 여유에 더 중점을 두어야한다.


인자함과 포근함이 묻어나는 한, 그리하여 사랑과 용서(容恕)의 미덕으로 넘쳐나는 한, 노년은 일빙

(ill-being : 심신을 혹사시키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웰빙(well-being)의 시기이다. ‘잘 먹고, 잘 입고, 

잘 노는’ 것만으로는 웰빙이 될 수 없다. 인품이 무르익어가는 노년이야말로인생의 최고봉이자 웰빙의 

최적기다.


노년의 녹색지수(綠色指數)는 무한대(無限大)다. 노년의 삶은 강물이 흘러가듯 차분하며, 생각은 달관

듯 관대하다. 소박한 식사가 천하의 맛이며, 세상을 온몸으로 감싼다. 노년의 삶은 자연과 하나다. 

그래서 노년은 청춘보다 꽃보다 푸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년은 삭막하고 고독한 시기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절망과 슬픔을 떠올린다.


사실 젊음을 누리던 때와 비교하면 노년의 외모는 형편없다. 삼단복부, 이중턱, 구부정해지는 허리 등. 

그리고 흰머리, 빛나는 대머리, 또 거칠고 늘어진 피부,자꾸 자꾸 처지는 눈꺼풀 등..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년을 앞에 둔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향기(香氣)를 나눠 줄 수 있는 것은 정신적인 풍요와 경륜으로 

쌓아올린 덕(德)이 있기 때문이다.


노년의 주름살속에 아름답게 풍겨나는 인자함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쌓이며 승화

되는 화석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마음속에 그려온 노인은 이렇듯 향기가 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 덕

(德)이 있는 사람, 지혜(智惠)가 풍부하고 마음이 인자하고 욕심(慾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세상사는 애꿎어 실생활에서 만나는 노인들 대부분은 그런 좋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고집

이 세고 인색하고 마음이 좁은 노인들을 더 자주 만난다. 왜 그런가? 노년의 그런 추함은 어디서 오는

가? 사랑과 용서(容恕)하는 삶에 인색했거나 은혜의 삶을 잠시 망각했기 때문이다


노년은 용서하는 시기이다. 용서의 근본은 사랑이다. 사랑만이 인간을 구제하는 희망이다. 사랑과 은혜로 

충만한 노년을 보내는 사람, 우리는 이들을 일컬어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웰빙

(wellbeing)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웰빙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과 인품이 건강해야 함도 잊지 말자!


셋째 : 사람답게 죽자 = 웰다이잉(welldying).


노년의 삶은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죽음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만큼 살았으니 당장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경박한 듯한 태도는 더욱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노 아야꼬’는 ‘죽음이 오늘이라도 찾아오면 힘을다해 열심히 죽을 것’이라고했다. 죽음을 삶의 연장

선상에서 경건하게 생각한 것이다. “병에 걸리면 도(道)를 닦듯 열심히 병을 관리할 것, 병을 관리하는

것과 동시에 죽을 준비도 다해 놓고 언제고 부름을 받으면 “네 ”하고 떠날 준비를 할 것“ 죽되 추하게 

죽지 않도록 아름다운 죽음이 되는 ‘완전한 죽음’을 강조하고 있다.


‘윌리엄 컬렌 브라이언트’는 죽음을 관조(觀照)하면서 이렇게 노래한다. “그대 한 밤을 채찍 맞으며, 

감방으로 끌려가는 채석장의 노예처럼 가지 말고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떳떳하게 위로 받고 무덤을 

향해 가거라. 침상에 담요 들어 몸에 감으며 달콤한 꿈나라로 가려고 눕는 그런 사람처럼…”행복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고차원의 인생관(人生觀)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이 인생관의 

존재 여부가 삶의 질을 확연하게 바꾸어 놓는다. 


이제까지는 세상이 정(定)해놓은 길, 주위에서 원(願)하는 길을 따라 걸어왔다면, 이제부터 남은 삶은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떻게 걸어갈지 오로지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며 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노년의 삶의 나이테는 미움과 절망까지도 따뜻하게 품을 수 있어야한다.


성실하게 살면 이해도, 지식도, 분별력도, 자신의 나이만큼 쌓인다. 그런 것 들이 쌓여 후덕한 인품이 

완성된다.


잉여시간(剩餘時間)은 없다.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정신적 육체적 노력 없이는 시간을 차지할수 없다. 그래서 노년에게 

시간은 두렵고 잔혹하다. 그래서 노년에는 마음을 깨끗하게 비워야 한다. 미완성에 감사해야 한다. 사람

답게 죽기위해서는 '앞으로만 가기보다는 차근 차근 이세상에 철수할 준비를 해야 한다. 물러설 때를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자신의 자리와 삶에 대한 질긴 욕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집착심(執着心)은 보이지 않는 고질병(病)이다. 그래서 자신과 관계가 있는 조직에, 일에 너무 애착을 

갖지 말라고 충고한다. 애착은 사람들을 권력과 재화와 범죄의 유혹(誘惑)에 빠지게 하고 그 힘을 주위

에 과시하려 하게 되며 마침내 추(醜)한 완고(完固)함의 덫에 걸려들게 만든다.


오래 살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다. 따라서 '비움’과 ‘내려놓기’를 준비하라. 그것은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순수(純粹)하게 잃어버림을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주변 사람

들도, 재물(財物)도, 그리고 의욕(意欲)도, 어느 틈엔가 떠나간다. 이것이 노년의 숙명(宿命)이다.


인간은 조금씩 비우다 결국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때 세상을 뜨는 게 아닐까? 이것이 웰다잉

(welldying)의 깊은 뜻이다.


후반전의 인생은 아직 남은 인생이 아니라, 후반전 인생이다. 인생의 주기로 보면 내리막길 같아보이

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향해 새 인생이 시작되는 때인 것이다.


행복(幸福)한 노년(老年)이란 무엇인가? 행복한 노년의 인생은 결국엔 사람답게 늙고(wellbeing), 

사람답게 살다(wellaging), 사람답게 죽는 것(welldying)이다.


- 좋은 글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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