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새 - - 천상병

장백산-1 2020. 2. 20. 15:17

새  -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