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다시 길을 떠나며'

장백산-1 2020. 4. 13. 23:08

'다시 길을 떠나며'   - - 법정스님  


이 봄에 나는 또 새 길을 찾아 나서야겠다. 

이곳에 옮겨와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새로운 자리를 찾아 옮겨 볼 생각이다. 

수행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일과 타성의 감옥에 갇혀 시들게 된다. 

또 서툴지만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영원한 아마추어로서 새 길을 가고 싶다. 


묵은 것, 익숙한 것을 버리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알려진 것들에서 자유로워져야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 

나만이 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그 누구도 나 대신 내 삶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나는 보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없는 듯이 살고 싶다. 

나는 아무 것도, 그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그저 나 자신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