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길을 떠나며' - - 법정스님
이 봄에 나는 또 새 길을 찾아 나서야겠다.
이곳에 옮겨와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새로운 자리를 찾아 옮겨 볼 생각이다.
수행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일과 타성의 감옥에 갇혀 시들게 된다.
또 서툴지만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영원한 아마추어로서 새 길을 가고 싶다.
묵은 것, 익숙한 것을 버리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알려진 것들에서 자유로워져야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다.
나만이 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그 누구도 나 대신 내 삶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나는 보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없는 듯이 살고 싶다.
나는 아무 것도, 그 어떤 사람도 되고 싶지 않다.
그저 나 자신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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