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 망상 번뇌 생각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입니까? - - 법상스님
아래 인용한 글은 황벽선사가 저술한 전심법요의 한 구절입니다.
"6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과 만행의 공덕을 본래 전부 갖추고 있으니 굳이 애써
수행해서 얻을 것이 없다. 인연을 만나면 베풀고, 인연이 다하면 고요할 뿐인 마음이 바로 부처임을
믿지 않고, 모양과 소리에 집착해 애써 정진하여 부처를 구하려고 한다면, 이같은 짓은 분별 망상
번뇌에 빠진 것이어서 도(道, 부처, 깨달음, 진리, 마음)와는 어긋난다."
일체의 모든 공덕과 6바라밀의 수행을 우리는 바로 눈앞,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본래부터
전부 다 완전무결하게 구족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만구족해지기 위해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억지로 애써 닦을 것도 없고, 수행을 통해 일체의 공덕과 6바라밀을 성취하고자
애쓸 것도 없습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지금까지 기도, 수행, 염불, 주력, 독경, 사경, 절, 좌선 등의
온갖 수행들을 얼마나 많이 해 왔는지 모릅니다. 마음공부는 힘써 수행하고 애써 정진해서 성취하는
그런 유위행(有爲行)이 결코 아닙니다. 진실로 그렇게 하는 공부가 아닙니다.
본래 이미 모든 것이 우리들에게 완전하고 완벽하게 구족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바로 부처입니다.
당신 마음이 바로 부처입니다. 이렇게 진실을 말해도 내 마음이 본래 이미 바로 부처임을 결코 믿지
않겠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분별 망상 번뇌에 빠진 것이어서 도(道, 부처, 진리, 마음, 깨달음)과는 어긋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분별 망상 번뇌, 생각을 진짜라고 여겨 환상인 분별 망상 번뇌, 생각을 쫓아가지만 않으면,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진짜 아무런 일도 없습니다.
생각, 번뇌, 망상, 분별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입니까? 분별 망상 번뇌 생각이 없을 때, 아무 일이 없고
아무 일이 없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텅~빈 바탕자리, 그 자리가 바로 본래 이미 구족입니다.
그저 인연을 만나면 베풀고, 인연이 다하면 다시금 아무 일 없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당처(當處)
로 돌아올 뿐이지요. 환상인 생각을 과거나 미래로 보내지 않고, 그렇게 오락가락 왔다갔다 하는 생각을
주인으로 삼지 않으며, 다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이것', 눈앞 '이것'을 그냥 그저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분별 망상 번뇌 없이 본다면, 그 이상 더 무엇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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