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현재 미래가 다 공적하다.

과거 현재 미래가 다 공적하다.


마음에 지나가버린 과거의 일을 집착하지도 말고
마음에 또한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도 집착하지 말며
마음에 지금 현재의 일에도 머물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면
과거 현재 미래라는 삼세가 모두 공적함을 깨달으리라.

心不妄取過去法  亦不貪着未來事  不於現在有所住 了達三世悉空寂
심불망취과거법  역부탐착미래사  불어현재유소주 요달삼세실공적

『화엄경』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왜냐하면 시간에 의지해서 공간이 존재하고 
동시에 공간에 의지해서 시간이 인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만물,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인식
(認識)이 되므로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의 문제만 해결이 되면 공간의 문제와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 해결된다. 불교에서 수행의 문제도 시간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이다.

과거와 과거의 모든 일을 마음에 집착하지 않으면 과거와 과거에 일어났던 모든 일들은 없는 것이다.
미래도 과거와 같이 마찬가지다. 사람은 언제나 과거가 아니면 미래에, 미래가 아니면 과거에 사로
잡혀 집착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의 일이다.

현재라고 하는 것도 잘 살펴보면 언제나 찰나지간에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라서 딱히 집어서 현재라고
할 것이 없다. 더 나아가서 과거도 미래도 실제로는 현재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 사람들은 엄연히 
과거 현재 미래가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이렇게 관찰하여 과거 현재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공적(空寂)하여 과거. 현재. 미래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 것이다. 그렇게 알면 불교공부의 
궁극이라 할 적멸(寂滅)의 경지를 알게 되리라.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진흙소가 물위를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