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아상(我相)을 없애라는 말과 자기자신을 사랑하라는 말

장백산-1 2021. 2. 26. 13:27

아상(我相)을 없애라는 말과 자기자신을 사랑하라는 말, 글자 그대로만 보면 모순인것 같습니다.
이 두가지 말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예, 언뜻 보기엔 그렇게 모순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진실(眞實)은, 아상(我相)을 놓아버렸을 
때 진정으로 자기자신을 사랑하게 됩니다. 아직도 아상(我相)이 남아있다는 말은 '나'라는 것을 실
체적(實體的)인 것으로 여긴다는 말입니다. '나'라는 것을 실체적(實體的)인 것으로 여기는 생각에는 
항상 아상(我相), 아집(我執), 아견(我見)이라는 허깨비가  동반합니다. 나라는 집착(我執), 나라는 
견해(我見)에 빠지는 거지요. 내가 실제로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실제(實際)로 
있다고 생각하면 나에 대해 집착하게 되고, 내 삶에 집착하며, 내 소유, 내 돈, 내 집, 내 가족, 내 생각,

내 명예, 내 지위, 내 사화적 영향력 등등 '나'와 '내 것'에 집착하게 됩니다. 나와 내 것에 집착한다는

것은 참된 자기 사랑이 아닙니다. 내 것에 집착을 하게 될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나

에게 집착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집착은 사랑과 정 반대입니다. 집착은 언제나 아상(我相)과 함께 

하지만, 사랑은 아상(我相)이 놓여진 자리에서 꽃피어납니다.

집착은 '나'와 '너'를 나누어 놓고 그 중에 '나'를 사랑하고 애착하는 것이지만, 참된 사랑에는 '나'와 
'너'의 구분(區分)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아상(我相)의 틀 속에서는 '나'만을 사랑하게 되지만, 아상
(我相)을 넘어서면 '나'와 '너'의 구분이 없으므로 나와 너를 동시에, 이 우주법계 전체를 동시에 사랑
하게 됩니다. 자기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나만을 사랑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말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어야, 나와 구분(區分)되지 않은 타인(他인 또한 전적으로 나를 사랑하듯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아상(我相)을 없앤다는 말, 그 말 자체가 바로 '사랑'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아상(我相)을 없애라는 말이 '지혜(智慧)'를 뜻하며, 자기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자비(慈悲)'

를 뜻합니다. 그리고 지혜(智慧)와 자비(慈悲) 이 두 가지는 같은 진리(眞理)에 대한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아상(我相)을 타파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2011.02.15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