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고 호박은 늙을수록 좋다 ㅎㅎ" - 법륜스님 즉문즉답 -
▒ 문
저는 나이 먹는 게 너무 싫습니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 답
사람들은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쓸쓸하다, 허무하다, 슬프다고 하지만 봄에 싹이 나고, 여름에 잎이 나고,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그냥 세상 원리입니다. 그렇게 되라고 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되지 말라고 안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자연현상(自然現像)이에요. 낙엽의 그런 자연현상(自然現像)처럼 태어나서, 자라고, 늙고, 죽는 것도, 잎이 하나 떨어지는 것처럼 자연현상(自然現像)입니다. 자연현상(自然現像) 그건 두려워할 일도 아니고, 슬퍼할 일도 아니고, 좋아할 일도 아니고, 기뻐할 일도 아니에요. 달도 차면 기울고 하듯이,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뜨고 지고 하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하듯이.. 태어나고 자라나고 늙고 죽고.. 또 태어나고 자라나고 늙고 죽고.. 그런 순환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잎이 나왔으면 하고 바랄 때 잎이 나오면 좋아하고, 잎이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데 잎이 떨어지면 슬프다 하고, 그렇게 다 자기 기분 따라서 좋다 나쁘다, 기쁘다 슬프다 하는 분별을 하는 겁니다. 늙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늙기 싫다' 하니까 슬프고 두려울 수밖에 없죠. 화장품이나 보톡스나 보약 같은 걸로 늙는 속도를 조금 늦출 수는 있을지 몰라도 전혀 안 늙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도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씀을 하셨잖아요?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고 항상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즉, 물질(物質)은 성주괴공(成住壞空)으로 순환하고, 생각은 생주이멸(生住異滅)로 순환 하고, 생명은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순환하고.. 이게 '제행무상(諸行無常)'입니다. 자연(自然)의 법칙(法則), 자연현상(自然現像) 그건 두려워할 일도 아니고, 슬퍼할 일도 아니고, 좋아할 일도 아니고, 기뻐할 일도 아니에요.
나는 젊음보다 오히려 늙은 게 더 좋아요. 왜 그럴까요? 무슨 말을 할 때 그래도 머리가 좀 허옇고 그런 늙은 스님이 말을 하면 더 무게감이 있잖아요? 그런데 젊은 스님이 내가 한 이런 말을 하면 "젊은 스님이 뭐 인생을 알고나 하는 소린가?" 그러잖아요. 그래도 좀 늙으수레 한 스님이 인생을 논해야.. 더 진짜 같이 느껴지니까 나는 늙은 게 좋아요. 중하고 호박은 늙을수록 좋다 이 말입니다..ㅎㅎ
결혼 했어요? (네) 늙으면 시집 안 가도 되고, 늙으면 애 안 낳아도 되고.. 늙으면 얼마나 좋아? 늙으면 좋은 거 천지에요. 늙으면 국민연금도 나오고, 지하철 무임승차 카드도 주고, 나라에서 노인이라고 혜택도 많이 주잖아요. 가만히 앉아서 놀고 먹을 수 있어요, 늙으면 좋아요.
그리고 죽음도.. 죽는 게 두렵다, 이건 살아있을 때 얘기에요. 죽으면 아무것도 몰라요. 살아있을 땐 그냥 살아있는 걸 즐기면 돼요. 아파도 살아있는 것이고, 힘들어도 살아있는 것이고.. 살아있다는 건 좋은 겁니다. 그럼 죽는 건 나쁜 거냐? 아닙니다. 죽는 거에 아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죽으면 뭐 지옥간다, 어쩐다.. 그건 다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에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그냥 모르고 하는 소리에요. 신경쓸 필요 없어요.
사실이 그러니까 오늘부터 생각을 180도로 바꾸세요. 공부 안 해도 되고, 일 안 해도 되고, 시집 안 가도 되고, 장가 안가도 되고, 직장 안 나가도 되고, 애 안 낳아도 되고, 애들 안 키워도 되고... 좋은 거 천지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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