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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명상] 하늘에 모든 것을 맡기자

장백산-1 2021. 3. 16. 19:02

[생활명상] 하늘에 모든 것을 맡기자

2005.08.11 / 한겨레 권복기 기자

걱정없이 사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걱정 때문에 늘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특히 직장인은 더욱 크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삽니다. 남보다 앞서야만 살아남는 무한 경쟁 사회라서 그렇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 걱정 때문에 편안하게 쉬지를 못합니다. 피곤에 절어 골아 떨어질 때가 아니면 잠도 깊게 자지 못합니다. 몸도 마음도 무거울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늘에 맡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도 자주 씁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 말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먼저 대범하게 마음을 먹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지나온 삶을 한번 돌아 보세요. 그러면 우리는 언제나 최선의 삶을 선택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우리가 있기 위해 모든 일이 정해진 각본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뤄져왔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불행하기만했던 지난 과거도 지금의 ‘나’가 있게 하는 데 거름으로 쓰인 것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하기에 앞서 잠깐 동안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오늘 하루 모든 일이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설사 오늘 하루 모든 일이 잘못되더라도 그것은 내게 무언가 도움을 주기 위해 벌어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걱정이 사라집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일 속에서 하늘의 뜻을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든 일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걱정 대신 행복감이 찾아옵니다. 오늘 하루는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 호기심어린 눈으로 즐겁게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하늘에 모든 것을 맡기고 나에게 벌어지는 일 속에서 하늘의 뜻을 알아차리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명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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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자연, 하느님, 부처(佛), 영성이라 불러도 좋고, 신성이라 불러도 좋고, 자성불(自性佛)이라 불러도 좋고, 불성(佛性)이라 불러도 좋고, 혹은 자성, 주인공, 본래면목, 본래의 나, 진짜 나, 근본성품, 진심(眞心) 등 무엇으로 불러도 좋다. 그러나 다만 이런 이름들에게 어떤 형상(形象)을 만들어 둘 필요는 없고, 명칭이 꼭 부처여야만 한다거나 하느님이어야만 한다고 고집을 부릴 필요도 없다.

앞에서 말한 방편상(方便上)의 명칭들이 가리키는 바로 '그 곳' 바로 그곳에 나의 모든 것을 완전히 맡겨 버리고 나를 완전히 비운 채로 사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명상적인 삶은 내가 없고 '그곳'에 나의 모든 것을 완전히 내맡김만이 있는 삶이다.

2006.4.17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