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내 사랑은 진짜 사랑일까?

장백산-1 2021. 4. 11. 18:14

내 사랑은 진짜 사랑일까?

상대방 여자가 정말로 저와 사랑에 빠진 것인지 그저 사랑놀이하려는 것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정말 구별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무도 그것을 구별할 수 없다. 사랑은 원래 놀이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의 겉모습이다. 그러므로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가 그 남자를 정말로 사랑하는 것인지 사랑놀이를 하려는 것인지 관찰하고, 고민하고, 분석하고, 기다린다면, 그대는 어떤 여자와도 사랑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은 원래 놀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차원 높은 놀이일 뿐이다.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 으심할 필요가 없다. 그냥 사랑놀이를 즐겨라. 그것이 사랑의 겉모습이다. 지나치게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사랑놀이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놀이는 꿈(夢)이고, 환상(幻想)이고, 허구(虛構)이다. 사랑은 낭만이며 시이다. 지나치게 진실 여부를 따지거나 강박적으로 진실에 매달리는 사람에게는 사랑놀이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질문한 사람이 명상을 하는그런 유형이 아닌 사실을 안다. 이번 생에는 어떤 명상도 그에게 가능하지 않다. 적어도 그는 여자들과 함께 풀어야 할 업(業)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명상은 외면한 채 끊임없이 이 여자 저 여자로 옮겨 다닌다. 그리고 그가 옮겨 다닌 여자 역시 나에게 와서 남자가 했던 같은 질문을 한다.

“그 남자가 정말로 저와 사랑에 빠진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많은 남자 여자가 종종 이런 문제에 부딪힌다. 진실한 사랑인지 사랑놀이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 여자는 서로에게 이방인이다. 그리고 아주 우연히 만남이 이루어진다. 길을 걷다가 갑자기 서로를 만나게 된다.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채 우연히 부딪힌다. 혼자라고 느끼던 두 이방인이 길에서 만나 상대방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확실히 상대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사람들은 늘 외롭고 그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사랑을 보여준다. 그것이 다른 사람을 유혹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인지 사랑놀이인지 누가 알겠는가? 사랑은 그저 놀이일 뿐이다. 물론 진짜 사랑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사랑은 다른 사람이 필요 없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진짜 사랑은 어려운 일이다. 

사랑놀이는 은행의 역할과 비슷하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은행에 가면 은행은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돈이 많아서 돈을 빌릴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는 은행은 얼마든지 돈을 빌려주려고 한다. 돈이 필요 없을 때는 언제나 빌려주려고 하고, 돈을 필요로 할 때는 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자신만으로 완전하고 충분히 만족스럽다. 홀로 있으면 엄청난 행복과 황홀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의 사랑이 진짜인지 아닌지 아무도 확인할 수 없다. 단지 자기의 사랑이 진짜인지 사랑놀이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뿐이다. 어떻게 타인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가? 

타인의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은 자신의 사랑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자신의 사랑이 진실이라면 무엇이 의심스러운가? 사랑이 지속하는 동안 사랑놀이를 즐겨라.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함께 있는 순간을 즐겨라. 사랑놀이나 함쎄 있는 순간은 허상이지만, 인간은 허상이 필요하다.

니체는 인간은 거짓 없이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인간은 진실만으로는 살 수 없다. 진실은 참기 힘든 것이다. 사람은 거짓말이 필요하다. 거짓말은 아주 미묘한 방식으로 인간의 세계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번드르르한 말들을 한다. 여자에게 ‘당신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안다. 똑같은 말을 전에 다른 여자에게도 했고, 앞으로 만날 여자에게도 다시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들 역시 ‘저를 매혹한 분은 당신뿐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남자의 말이나 여자의 말이나 다 거짓말이다.

이런 거짓말 뒤에 숨어 있는 것은 내면에 있는 공허를 채우려는 욕구이다. 사람들은 내면에 있는 구멍(공허감)을 남자나 여자로 메워보려 한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 그 때문에 연인(戀人)은 언제나 갈등을 일으킨다. 아무도 타인에게 이용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물건 취급을 받는 것이며, 생활필수품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여자들이 성행위를 하고 난 뒤에 조금은 슬퍼지고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들며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성욕을 채운 남자들이 여자에게 등을 돌리고 곧 곯아떨어져 자기 때문이다. 이런 성행위의 끝은 곧 두 남여간의 끝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남자의 관심은 오로지 성욕을 채우는 데 있다. 성욕을 채우면 곧바로 등을 돌려 잠이 들어버린다. 여자가 어떤 기분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남자 역시 여자에게 속은 기분이 든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이유가 돈, 권력, 안정 같은 뭔가 다른 게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경제적인 것에 대한 관심은 진짜 사랑이 아니다.

지금까지 말한 이야기가 현실이고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반쯤 잠든 상태로 살아가면서, 혼미한 의식으로 몽유병자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의 존재양식으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여자의 사랑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걱정하지 말라. 남자나 여자가 잠들어있는 동안은 남자나 여자는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하다. 그 사랑이 거짓 사랑, 사랑놀이일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사랑놀이를 그냥 즐겨라. 사랑놀이에 대해 걱정 근심을 만들어내지 말라. 대신 좀 더 깨어있기 위해 노력하라. 

오쇼의 <사랑이란 무엇인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