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려놓고 가는 삶이 자유롭다. - 법상스님
인생이란 삶이란 세상이란 무수한 상황(경계)의 연속이며 그런 무수한 상황에 반응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상황들 중에는 즐겁고 행복을 가져오는 상황들도 있으며, 괴롭고 답답함을 가져오는 상황들도 있을 수 있고, 때로는 그저그런 별다른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담담한 상황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수한 상황들 속에서 사람들은 제각각 나름대로 상황에 반응을 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때로는 화를 내는 반응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먹을 휘두르는 반응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환한 웃음을 짓는 반응을 하기도 하며, 때로는 행복에 겨워하는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도 각양 각색입니다. 각종의 상황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은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고 갑니다.
각종 상황에 반응을 함에 있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항상 평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진정 참다운 수행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마주치는 상황을 대할 때 사람들의 반응은 습관적(習慣的)이며 업장(業障)에 이끌리기가 쉽습니다. 상황의 종류에 따라 쉽게 좋아하는 반응을 하기도 하고, 쉽게 괴로워하는 반응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수많은 날을 지옥.. 천상.. 지옥.. 천상을 끊임없이 오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바른 수행자가 있어 다가오는 상황을 대함에 상황에 이끌리지 않고 주인의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면 올바른 수행자일 것입니다. 중생의 소견은 상황을 대할 때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방향으로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욕구가 좌절되는 순간 괴로움을 느끼고, 욕구가 충족되는 순간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순간 순간 쉬지않고 다가오는 상황에 가지고 있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본능을 일으키다 보니 때로는 욕구가 충족되고 때로는 욕구가 좌절되는 것입니다.
욕구를 무한히 충족시키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겠지만 우리네 인생이 그럴 수 만은 없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이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구가 충족될 때 행복을 느끼고, 욕구가 좌절될 때 불행을 느낀다는 것은 알지만, 욕구가 놓이는 순간 자유를 느낀다는 것은 까맣게 모르고 있습니다. 순간 순간의 상황에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하고 혹은 욕구가 좌절되는 그 어떤 마음도 놓아버림으로써 드러나는 마음처럼 맑고 순수한 마음은 없습니다.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상황이란 끝없는 문제의 연속이기 때문에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하나의 상황이 해결되는 순간 다른 상황이 이미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순간 순간의 상황에 놀아나지 말아야 올바른 수행자입니다. 그래야 삶의 당당한 주인공입니다. 순간 순간의 상황에 대한 욕구를 놓아버림으로써 생활 속에 닥치는 그 어떤 상황도 여여하고 담담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상황을 붙잡고 세상을 살아가기엔 너무 힘이 듭니다. 마음공부, 수행이란 끝임없는 '내려놓음'의 연속입니다.
다 내려놓고 가는 삶이 진정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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