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에 이르는 길 - - 만공스님
견성이랄 것도 없고, 견성이 아니랄 것도 없고, 그런 경계가 잇다네.
아니 이 사람아 그런 경계에 이르는 비결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비결이라 할 것도 없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그냥 그것뿐일세.
허허 이 사람 월면(月面/법명) 만공(滿空/법호), 몇년 전에도 자네 정신이 오락가락 했다고 하더니만
그 병이 또 도졌는가.
허허허허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는 게 어째서 병이라고 그러시는가.
아 이 사람아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는 거야 나도 그러구, 농사꾼도 그러니 않나.
어디 자네만 그런단 말인가?
천만의 말씀. 자네는 밥을 먹으면서도 딴 생각을 하고, 잠을 자면서도 딴 생각에 사로잡히니
그것은 밥을 먹는 게 밥을 먹는 게 아니고, 잠을 자는 게 잠을 자는 게 아닌것이네 아시겠는가?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잔다. 아 누군들 뭐 왕년에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식으로 말을 하자면 나도 견성을 수십 번 했겠습니다.
아, 이를 말인가.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는 것이 견성이라면, 저 아랫마을
주막집 강아지는 벌써 견성을 수백번 했지 않은가? 응,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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