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네 마리와 강물과 통나무와 마음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는 통나무에 개구리 네 마리가 앉아 있었다. 개구리들은 신이 나고 몹시 흥분했다. 통나무를 타고 떠내려가는 그런 여행은 난생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얼마쯤 떠내려가다가 첫 번째 개구리가 말했다. “이 통나무는 정말 신기하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가. 나는 이런 통나무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두 번째 개구리가 말했다. “여보게, 그게 무슨 터무니없는 소린가? 이 통나무는 다른 나무와 다를 게 없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해. 통나무를 움직이는 것은 강물이야. 강물이 바다를 향해 흘러가면서 우리들 개구리 4마리와 통나무를 떠내려가게 하는 거란 말일세.”
세 번째 개구리가 말했다. “천만에! 통나무도 강물도 움직이지 않네. 움직이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지. 마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지.”
세 마리의 개구리가 각자가 서로 옳다고 다투기 시작했다. 말싸움이 격렬해지고 목청이 높아졌지만 그들은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없었다. 그때, 세 마리 개구리는 문득 나머지 한 마리 개구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네 번째 개구리는 세 마리의 개구리의 언쟁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아무 말도 않고 평화롭게 앉아 있었다. 세 마리 개구리는 네 번째 개구리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네 번째 개구리가 입을 열었다. “자네들의 의견은 모두 옳네. 아무도 틀리지 않았어. 통나무도 강물도 우리의 마음도 모두 움직이네. 하지만 통나무 강물 마음의 움직임을 깊이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네.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아무데로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세 마리의 개구리는 몹시 화가 났다. 세 마리 개구리 중 누구도 자신의 주장이 완전히 옳지 않으며, 다른 두 마리의 개구리가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들은 자기가 모른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 마리 개구리가 생각하기에 이 멍청한 네 번째 개구리가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하는가. 네 번째 개구리가 한 말은 세 마리 개구리의 에고(Ego)가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그 세 마리의 개구리가 합심해서 네 번째 개구리를 강물로 떠밀어버린 것이다. 개구리들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진리(眞理)가 그대의 문을 두드릴 때, 그대는 문을 활짝 열고 진리(眞理)를 환영하기란 매우 어렵다. 진리(眞理)가 그대의 문을 두드리고 그대가 문을 활짝 열고 진리(眞理)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대는 지금까지 거짓 속에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에 진리(眞理)를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다. 진리(眞理)를 받아들이면 그대는 자신의 주장과 사상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깨닫는다. 진리(眞理)를 받아들이면 갑자기 그대의 삶 전체가 무의한 것같은 느낌을 느낀다.
진리(眞理)를 받아들이면 그대는 그대의 과거는 다만 거짓의 어둠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대의 에고가 진리(眞理)를 받아들이기란 매우 힘든 것이다. 그대의 에고는 차라리 진리(眞理)를 부정하고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하다. 그대의 에고는 석가모니부처나 예수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그대의 마음이 더 편하다.
그대가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매우 힘들다. 그대의 에고가 자신의 무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굴욕적인 일이다. 더욱이 황제(皇帝)라는 신분에 있는 사람에게서는 더욱 글욕적이다. 황제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황제는 신의 대리인 행세를 한다. 황제는 지상에 재림한 신의 화신이라고 생각한다. 황제는 권력을 갖는다. 그리고 권력은 황제의 눈을 멀게 만든다.
그대에게 돈과 권력이 있기 때문에 그대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을 때,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란 매우 힘들다. 다른 사람들이 그대를 현자로 생각할 때, 그대가 그대 자신의 무지를 깨닫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쇼의 <자비의 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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