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권력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써야 한다

장백산-1 2022. 1. 14. 22:38

권력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쓰는 것이다
 
필요한 것 이상 욕심내 탈나고 분에 넘치는 권리 행사로 망신
사익을 위해 직위를 파는 행위 국민 외면한 가장 천박한 행동

세상은 늘 시끄러움 속에서 질서를 찾아간다. 비록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지만 사람들은 의무와 권리를 이행하면서 살아나간다. 누구든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질서를 잊어버리게 되고 시끄럽게 될 것이다. 즉 의무는 다 하되 권리는 모자라듯 행사해야 자타(自他) 모두가 평안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현대를 사는 우리는 물질적 손익 계산을 앞에 두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풍부한 자원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을 부자(富者)라 칭하고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질적(物質的)인 손익(損益) 계산(計算)의 삶이 지혜(智慧)로운 삶보다 우선시된 것이다. 반면에 필요 없는 욕심(欲心)을 덜어 내가면서 단출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조촐함에서 행복(幸福)을 느낀다. 그런 사람의 삶은 사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 가진 단출한 삶이지만 정신적(精神的)으로 늘 평화(平和)롭기 때문에 이런 사람의 눈은 어린아이처럼 맑은 눈빛을 띄고 있다. 

 

이기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자기가 노력한 이상의 이익을 곧잘 자기 것으로 만든다. 겉으론 이런 사람들이 물질적(物質的)으로 풍족해 편안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實際)는 자신과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삶을 살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차릴 줄 알아야 한다. 반대로 노력을 기울인 것 보다 적게 가지지만 주변을 살펴가면서 사는 사람은 손해를 보는 삶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과 타인에게 늘 이득을 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욕심을 덜어내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자연스레 평화롭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단출한 삶에는 자연스레 정신적 평화가 깃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문제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적은데, 내가 갖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래서 탈이 난다. 게다가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는 분에 넘치게 행사하는 것에서 망신을 자초한다. ‘의무를 다하되 권리는 모자라듯 행사하라’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지만, 특히 공직자, 정치인이 귀 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중국 법연선사는 제자 원오 스님이 주지를 맡게 되자 중책을 맡은 사람이 늘 곁에 두고 지켜야 할 네 가지 가르침을 제자 원오 스님에게 일러주신다. 

첫째, 세력(勢力)을 다 쓰지 말라. 

 

시골마을 이장이 되더라도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권세를 모두 다 쓰지 말라는 경고이다. 검사, 판사, 대통령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권좌에 올랐을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니 살얼음 밟듯이 조심하며 살라는 가르침이다. 권좌에 오르면 권세를 누리느라 파국의 조짐을 눈치 채지 못해 결국 수감되는 화(禍)를 맞이하는 분들을 우리는 수차 봐왔다. 선출된 공직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써야 할 의무보다는 자신이 앉은 자리의 권세를 다 쓰는 것에 비중을 두면 반드시 화가 돌아온다는 법연 스님의 경책을 잘 새겨야 한다. 

둘째, 복(福)을 다 받아쓰지 말라. 

설사 누군가 큰 재력을 가졌다하더라도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면서 타인의 사정도 살펴가며 살라는 경계이다. 계곡에 흘러가는 시냇물일지라도 아껴 쓸 줄 알아야 외롭고 곤궁한 상황을 스스로 보지 않게 되듯, 나에게 복(福)이 있어야 복도 쌓을 수 있지, 복이 없으면 복을 쌓고 싶어도 없어서 못 쌓는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새겨야 할 것이다. 

셋째, 모범을 다하지 말라. 

지도자가 너무 물샐틈 없이 빈틈이 없으면 곁에서 일하는 사람은 숨이 막히고 부담이 가중되어 자연스레 그를 멀리하게 된다. 숨구멍도 열어줘 가면서 살라는 가르침이다. 

넷째, 아무리 좋은 말일지라도 좋은 말을 다 말하지 말라. 

 

아무리 교훈이 되는 말일지라도 그 말을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듣게 되면 뜻이 반감되니 여운이 남는 알맞은 양의 말을 하라는 경계이다. 공직자 특히 권력기관 종사자, 사회지도층 인사는 법연 스님의 경책을 귀담아 듣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하루라도 평안하다. 참으로 천박한 것은 직위를 함부로 사용하고 장사를 하는 그 처신에 있다. 권력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써야 한다.

 

혜달 스님 (사)봉려관불교문화연구원장  hd1234369@gmail.com [1616호 / 2022년 1월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