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려면, 지금 여기 있는 것에 저항하지 말라

장백산-1 2022. 4. 10. 15:00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려면, 지금 여기 있는 것에 저항하지 말라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있는 있는 이대로의 현실, 즉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대해서 불만족해 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가 전부 다가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무언가를 바꿔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현재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더 나은 
미래를 열렬히 희구한다.

내가 원하는 희망찬 미래, 찬란한 꿈을 계획해 놓고는, 그것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결코 만족할 수 없고,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원하는 희망찬 미래, 찬란한 꿈을  이루고 나면, 한 숨 돌릴 수 있을거야, 행복해 질 수 있을거야,
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과연 그럴까?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 모든 괴로움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하며,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희망하고 꿈 꿀 때 생겨난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를 희망하면, 거기에는 
아무런 다툼도 아픔도 기대도 괴로움도 없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현재를,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아무런 일이 없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에 저항할 때만 모든 문제와 모든 괴로움은 시작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너무 심심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 말고,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상상으로 추구하고 욕망하면서 그것은 분명 나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해 줄거라고 믿기 시작한다.

사실이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다. 세상과 세상 속 모든 것들 중에 실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일 뿐, 그 어떤 해석을 붙일 일도 없다. 말 그대로 ‘공(空)’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아무 것도 아님이 싫어, 아무 것도 없눈 것이 싫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지금 여기 있는 것 말고 지금 여기 없는 새로운 다른 무언가를 추구한다. 바로 그같은 저항과 
추구가 공(空)한 현실에 색(色)이라는 실체감을 부여한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내가 있는 이대로의 
현재에 저항하는 힘 만큼, 새로운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는 에너지 만큼, 실체성(實體性)이라는 환상(幻想)이 생겨난 것이다.

바로 그렇다! 바로 그 실체성이라는 환상, 색(色)이라는 환상(幻想)을 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에, 현실에 저항함으로써 실체성이라는 환상, 색(色)이라는 환상(幻想)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삶의 문제를 만들어 낸다.

지금 이대로를 문제로 삼은 뒤에, 지금 이대로가 아닌 무언가 새로운 미지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바로 그것이 나 
자신을 구속하는 지도 모른채. 내 마음이 스스로 괴로움과 문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때부터는 내가 원하는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내가 추구하던 그것을 이루어 내기 전까지는, 지금 여기 있는 있는 이대로의 나는 많이 
부족하고, 문제 투성이고, 안심할 수 없고, 벗어나고 싶은 불완전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이렇게 아무 문제 없고, 완전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한 사람의 부처가, 중생인 한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이 중생은 끊임없이 스스로 만들어낸 허깨비 같은 추구, 저항과 싸워 이겨야 한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것, 그 추구를 
완성시키는 것, 현실에 저항하는 것, 그것만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렇게 되어 삶은 무겁고, 버겁고, 힘겹고,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진다. 지치고 힘겨운 삶과 싸워서 이겨내고, 어렵게 
노력해 성취해 내는 것이야말로 성공한 삶이라고 굳게 믿기 시작한다. 그 허망한 성취를 향해끊임없이 추구해 나가지만,
그리고 실제 많은 성취를 해 내기도 하지만, 하나를 성취하면 또 다른 추구가 이어지기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같은 성취와 추구와 반복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왜 결코 끝나지 않을까? 나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들었다는 자각과, 이 모든 괴로움의 구조를 깨달아야만,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에 
눈뜨게 된다. 지금 여기 이대로의 나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현실, 지금 여기에 있는 이대로에 대한 저항을 멈추는 
것만이, 모든 문제와 모든 괴로움을 끝낼 수 있다. 내 스스로 만들어 낸 실체성이라는 환상, 색(色)이라는 가상현실(환상)을 
만들어 내는 유위의 조작을 멈추고, 본래 있던 있는 그대로의 아무 일 없는 공(空)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지금 여기에 있는 것만이 존재(存在)의 실상(實相)이다.
입처개진(立處皆眞), 즉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가 진실이요, 진리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공(空)이라는 진리의 실상이 고스란히 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있는 그대로를 거부하지만 말라. 지금 여기 있는 것에 저항하지 말라.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지 말라.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를 있는 그대로 허용해 주라.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이대로이길 받아들이라. 그렇게 하는 것이 자비요 사랑이다. 지혜요, 붓다의 길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당신에게 이미 있는 것,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모든 생각, 모든 분별을 
멈추고, 이미 있는 이대로를 있는 그대로 돌아보라. 지금 이 순간 있는 이대로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 존재하라.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주어진 있는 이대로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저 살라. 아무 문제 없이....


2018.06.09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