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 소리)은 나를 괴롭힐 수 없다.
바깥에 있는 그 어떤 경계(자극)도 나를 괴롭게 힐 수는 없다.
깨달은 사람은 고통(苦痛)이라는 말 중에서 '통(痛)'은 있을 수 있으나, '고(苦)'는 없다고 하듯이, 외부 경계가 나에게
통(痛)을 줄 수는 있겠지만, 고(苦)를 주지는 못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외부 경계에 끊임없이 휘둘리며 통(痛)에 시달린다.
외부의 세계, 즉 외부의 경계, 외부의 자극은 끊임없이 내게 통(痛)을 주고 나를 괴롭히고 공격하는 것만 같다.
어떤 사람이 내게 '일도 못하는 무능한 놈'이라고 말했다고 해보자. 사실 그 말은 아무 실체도 없는 말이다. 그 말은 그저
하나의 소리가 일어났다가 사라졌을 뿐이다. 분별이 없는 텅~빈 공(空)의 자리, 진리의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도 못하는 무능한 놈'이라는 그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고, 개념을 덧씌우고, 얽매이고, 화를 내고, 온갖
생각을 갖다 붙임으로써 그 까짓 '소리' 하나에 구속되어서 아파한다. '일도 못하는 무능한 놈'이라는 말 한마디, 소리 한마디가
어떻게 나를 휘두를 수 있겠는가.
흔히 학부모들은 아이의 성적이 떨어져서 괴롭다고 말한다. 아이의 떨어지는 성적이 나를 괴롭힐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아이의 성적 등락에 집착하고 연연해 하는 내 마음, 내 분별심이 나를 괴롭히는 것일 뿐, 성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아이의 떨어지는 성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라면, 성적이 나쁜 모든 아이와 모든 부모는 다 괴로워야만 할 것이다.
돈이 없어서 괴롭다거나, 외모가 마음에 안 들어 괴롭다거나, 몸이 아파 괴롭다거나 등등 일체의 모든 괴로움이 사실은
이와 같다. 외부 경계, 즉 외부의 자극, 그 상황, 그 조건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힘을
실어 줌으로써 집착하는' 내 마음, 내 인식이 나를 괴롭히는 것일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언제나 고요해질 수 있다.
2019.03.18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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