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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오라.

장백산-1 2022. 5. 27. 15:58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오라.

 

특정한 어떤 일에 집착을 해서 그 일에 구속당해 괴로워할 때, 어떻게 하면 그 구속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같은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고, 어떻게 하면 그같은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만들어낸 거짓되고 허망해서 실체가 없는 꿈같고, 허깨비같고, 물거품같고, 그림자같고, 이슬같고, 번개같은 가상세계(假想世界, virtual reality) 속에 집을 짓고 그 속에서 살지 않고 진짜로 생생한 삶, 즉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살면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매 순간 눈을 통해 보고, 귀를 통해 듣고, 코를 통해 냄새를 맡고, 혀를 통해 맛을 알고, 피부를 통해 촉감을 느끼고, 마음을 통해 분별해서 아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으면 됩니다.

 

눈, 귀, 코, 혀, 피부, 마음(생각)을 통해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을 해서 아는 거(분별심, 認識)는 분별심 의식 알음알이(識), 이미지, 상일 뿐입니다. 분별해서 알기 이전에 보는 성품, 소리를 해석하기 이전에 듣는 성품, 그 성품은 대상에 조금도 오염되지 않고 언제나 매 순간 생생하게 작용합니다.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만이 진실, 참입니다. 진실, 참 이것이 우리를 해탈로 인도하는 나침반입니다. 진실, 참 이것이 사람들을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자유(自由)롭게 해방시켜 주는 열쇠입니다. 그러니 매 순간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오십시오.

 

생각에 끌려갈 때 곧바로 그 사실을 알아차린 뒤에, 생각에 끌려가는 것은 허망한 생각에 불과할 뿐임을 깨닫게 된다면, 곧바로 다시금 그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 자리,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모든 생각, 개념, 괴로움, 미움, 화 등 그 모든 감정적인 동요와 고통들이 '지금 이대로'라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는 용광로처럼 녹아내립니다. 매 순간, 생각을 따라가지 말고, 허상이고 가짜인 내용과 모양, 이미지를 따라가지 말고, 목전에 생생한 바로 이 아는 성품의 자리, 보는 성품의 자리,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생생한 바로 아는 성품의 자리, 보는 성품의 자리, 눈앞, 당처, 텅~빈 바탕자리, 진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뭘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있는 것이고, 이대로를 허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금강경에서 말하는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입니다. 상이 있는 모든 것은 허망하니 상이 상이 아님을 올바로 알면 곧장 여래를 알것이니라.


2019.03.15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