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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는 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장백산-1 2022. 9. 7. 14:30

내가 내는 화를 대하는 마음가짐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은 자신이 너무 자주 화를 잘 내는 것 때문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한다. 화를 내는 것을 잘 살펴보자.
화를 낸 것은 정말 내가 화를 내고 싶어서, 너무나도 화를 내고 싶어서 내가 화를 낸 것일까?

누구나 사실 화를 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만 화를 낼 만한 상황이 생겨나면, 거기에 반응하여 화를 내는 것일 뿐이다.
어쩌면 화를 낼 만한 상황에 반응하여 화를 내는 것은 '내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화가 나는 것'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는 화를 내는 주체를 '나'라고 여기고, '내가 일으킨 화'라고 규정함으로써 그 화를 자기화하고, 동일시한다.
그렇게 되면 화를 낸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버리고, 스스로를 화를 내는 나쁜 사람으로 규정짓게 된다.

인연(因緣)이 화합(和合)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이다. 화가 나는 상황이 생겨나 화를 
내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게 화를 내는 자체는 그저 자연현상일 뿐이다.

전혀 화를 안 내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라, 화를 낼 때의 상화에서는 적당히 화를 내는 사람이 자연스러운 정상인이 아닐까?

화를 그냥 그저 있는 그대로 보라. 자연현상으로 일어난 화를 상대로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고 정죄하고 죄의식에 
사로잡히면서 화를 낸 자신을 단죄하려 들지 말라. 내가 화를 낸 것이 아니라, 그저 인연 따라 화는 자연스럽게 올라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다. 거기에서 끝내 버리라.

화를 낸 자연현상을 붙잡고 내가 화를 냈다거나, 나는 나쁜 사람이라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거나, 벌을 받을 것이라거나, 
내가 화를 내서 저 사람이 얼마나 상처를 받겠느냐거나, 다음에 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거나 하는 등의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 더 이상 두 번째, 세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

부처님을 포함해서 모든 성인들도 화를 낸다. 다만 거기에서 끝내버린다. 화에 끌려가지 않을 뿐이다.


2019.10.01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