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거부할 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거부할 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당신의 눈앞에 무엇이 보이나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무엇이 있나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것'이 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가 전부 다입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요?
사람들은  평생토록 주구장창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살아왔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관념적인 말인가요? 아닙니다.
사람들은 평생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살아왔다는 것은 생생한 경험으로, 
삶으로 증명된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의 경험으로 증명된 것만이 진실입니다. 삶은 언제나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것'이었습니다.
다만, 내 분별을 하는 생각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는 왠지 싫고 '내가 생각해 둔 더 좋은 것이 
있으니 그것을 내게 가져와!'라고 말할 뿐이죠.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는 싫으니 이것을 피해 도망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혹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가 너무 좋아보여서 집착과 애착을 일으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 보다 더 좋은 것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욕심을 부립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현실은 어떤가요?
언제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이만큼만 있을 뿐이죠.

사람들은 언제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이만큼만 있을 뿐인 그것과 늘 싸우고 있고요.
생각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만큼보다 더 많거나, 더 적게 현실을 바꾸려고 기를 씁니다.
분별심(分別心), 생각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것을 집착하거나, 거부하죠.

그래봤자, 삶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만을 우리 앞에 펼쳐내보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든 상관하지 않고 늘 한결같이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만을 펼쳐보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사람들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삶과 평생토록 싸워왔습니다.
평생 사람들은 그 싸움에서 졌고, 그로 인해 괴로워했습니다.

몇 십 년 그렇게 당해왔으면 이제 눈치를 챌 때가 되지 않았나요?
'아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가 전부구나. 
삶이란 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가 전부였구나. 
괜히 허망하고 헛되게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와 대항해 온 것이었구나'하고 
눈치채고, 깨달아,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현실과 싸우거나, 
현실을 피해 달아나려 하던 모든 노력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와 함께 살아주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와 함께 춤을 추고 마음껏 놀아주세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를 받아들이게 되면, 삶에 더이상 할 일이 없어집니다.
힘쓰고, 힘빼고, 짜증내고, 싸우고, 도망칠 일이 없어집니다.

가볍게, 즐기듯, 놀이하듯, 릴렉스한 상태에서 살아가면서도 그 무위의 함이 없는 가운데 
무한한 힘과 무한한 지혜와 무한한 열정이 삶을 꽃피우게 되지요.
아름다운 한 송이 장엄한 연꽃이 피어납니다. 


2022.03.01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