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지금 여기에 깨어있기...

매 순간 지금 여기에 깨어있기...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부딪히는 때는 언제일까요? 실제로 부딪히는 때는 과거도 미래도 아니고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이인 현실입니다. 평생 살더라도 이미 흘러간 과거를 살아갈  수도 없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실 현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에 충실하게 깨어있어야 하고 지금 여기에 전념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선지식들이 말하길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싸고, 졸리면 자고 하는 것이 바로 도(道)다. 평상심이 곧 도다."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인 현실 현재를 올바로 사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배고플 때 밥만 먹는 것이 아니고 밥 먹으며 딴 생각하고 딴 짓하고 밥 먹는 동안 한 순간에도 온전히 밥만 먹지를 못합니다.

틱낫한 스님은 "설거지를 위한 설거지"에 대해 말씀하시며 설거지를 할 때에 오직 설거지만 할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인 현실 현재를 온전하게 사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설거지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릇을 깨끗이 하기 위해 설거지를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설거지를 하기 위해 설거지를 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하기 싫고 짜증나는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청소하기 싫고, 설거지 하기 싫고, 일하기 싫고, 공부하기 싫고, 수행하기 싫고, 절하기 싫고, 남편 뒷바라지 하기 싫고, 그러나 이러한 일을 할 때는 반드시 그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빨리 빨리 청소나 설거지를 하고 쉬어야지 하는 조급한 마음으로 일을 하면 마음이 짜증나고 싫고 빨리 끝내려는 마음만 앞서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청소, 설거지를 끝내고 나면 다만 깨끗하다는 결과만 우리에게 남게 됩니다.

그러나 청소를 위해 청소를 한 수행자는 청소 그 행위 속에 수행의 힘까지 남게 됩니다. 청소를 하며 마음을 집중하고 청소하는 그 마음에 온 힘을 기울였기에 청소 그 자체가 수행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청소를 빨리 하고 나서 쉬어야지 하는 게으른 마음, 괴로운 마음이 내려놔졌기 때문입니다. 이렇데 되면 TV보는 것, 친구를 만나는 것, 돈을 버는 것 만큼이나 청소를 하는 것 또한 소중한 하나의 독립된 목적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청소할 땐 싫고 친구 만나는 것은 좋고 하는 분별심 또한 내려놔 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일하는 것, 공부하는 것, 수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할 때 공부를 위해 공부를 해야지 대학 가기 위해 공부를 한다면 공부하는 순간의 마음은 조급하고 공부에 충실할 수 없게 됩니다. 오직 대학합격이라는 오지도 않은 미래에 생각이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부를 많이 한 날은 행복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테지만 그러지 못한 날에는 괜히 기분도 나쁘고 우울해 지기도 할 것입니다.

일을 할 때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조급한 마음에 퇴근할 시간에만 마음이 가있다면, 일에 대한 보답으로서의 봉급에만 마음이 머문다면 우리는 돈은 벌 수 있을지언정 진정 일을 하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현재에 행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집에서 행하는 사소한 일상 하나 하나, 예를 들면 설거지하는 것, 청소하는 것, 밥 먹는 것, 잠자는 것, 책 읽는 것, 자녀들과 대화하는 것, 부모님 모시는 것, 친구들 만나는 것, 회사에서 일하는 것, 친구들과 모여 술 마시러 가고 놀고 즐기는 그 속에서도 내가 행하는 모든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며 그때 그 곳인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인 현실에 충실할 수 있다면 일상의 모든 일이 바로 수행입니다. 그것이 바로 생활수행입니다.

이처럼 마음이 매 순간 지금 여기 이 자리 현재 현실에 있는가를 늘 살펴보세요. 과거 미래로 생각마음이 쏘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쓸데없는 망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를 늘 살펴보십시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진실된 순간 현재 현실 은 오직 ‘지금 여기’이고, 그 순간 그 자리만이 입처개진의 진실한 자리이며, 그렇기에 지금 여기 현실 현재를 깨어서 살때 모든 힘과 지혜가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