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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계에 태어난 이유

장백산-1 2023. 12. 23. 13:46

인간세계에 태어난 이유


초기 경전에 인간들이 천상세계에 살다가 인간세계 에 내려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간계는 이 우주에서 아주 독특한 존재들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육도윤회의 세계 중 인간계만이 업을 적극적으로 지을 수 있고, 또한 수행을 통해 깨달음에 이를 수도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고해라고 불리우는 고통스런 삶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천상세계의 하늘신들은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희망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천상세계의 즐거움만을 계속해서 누리다보면 그것도 지루해지겠지요. 그러다보니 ‘정말 이것이 다일까?’ ‘무언가 또 다른 삶의 진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삶에 의문을 품는 이들이 생기겠지요. 마음을 내는 자에게는 그 길이 보일 수밖에 없듯이, 그런 의문을 품은 이들에게 한줄기 희망적인 땅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곳이 바로 지구별이라는 인간계이지요.

인간계의 특징은 첫째는 괴로운 고해라는 점인데요, 그것을 다 상쇄하고도 남을 또 하나의 특징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그 고통스러운 삶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깨달아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계를 인토, 혹은 감인토라고 하여 고통을 감내하고 참아내는 세계라는 뜻인데요, 그렇다고 인간계가 무조건 나쁜 곳이기만 한 곳은 아닌 것입니다.

바로 그 고통의 목적, 참고 인내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 고통을 통해 깨달음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쉽게 말해 아주 획기적으로 빠르게 공부의 진화가 일어나고, 깨달음에 이르는 공부의 진도가 빠른 곳이 인간계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아프리카의 오지나, 네팔의 히말라야로 여행을 떠나곤 하지요. 힘든 줄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깨닫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입니다. 바로 천상세계의 신들이 인간계로 한 생 여행을 떠나오는 이유와 비슷한 것입니다.

천상세계에서 수백, 수천년을 즐겁게 사는 것 보다, 차라리 인간계의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동안 ‘고통을 통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택하는 천신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인간계의 100년이 도리천의 하루이고, 인간계의 1,600년이 타화자재천의 하루입니다. 천상의 신들이 보기에 인간계에서 100년 동안 고통을 받고 오더라도 타화자재천 신들에게는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의 고통이라는 여행을 통해 놀라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인간계에 안 올 리가 없겠지요.

그러나 인간계에 오는 것을 희망한다고 다 올 수가 없다보니 아마도 인간계의 티켓을 번호표를 뽑아가며 수천 년 이상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것을 불경에서는 맹구우목, 인신난득이라고 하여 인간 몸을 받아 태어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수천, 수만 년을 기다려 겨우 인간계로 내려왔을지도 모릅니다. 왜 내려왔을까요? 그냥 저냥 먹고 살려고, 혹은 돈 많이 벌어 보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생노병사의 고통스런 삶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깨닫기 위해 인간계에 왔습니다.

고통스럽다고 신세를 한탄하고 계신가요? 바로 그것 고통을 통해 배우고 깨닫고자 당신이 여기에 와 있는 것입니다. 주어진 삶의 고통을 받아들일 때, 그것을 통해 깨어날 수 있는 놀라운 기회가 동시에 주어져 있는 것임을 우리는 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고통처럼 보이는 놀라운 성장과 깨달음의 기회인 것입니다. 그러니 이 100년도 안 되는, 타화자재천에서 보면 1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허망하게 낭비만 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수행을 통해 깨달음으로 나아가려는 근원적인 삶의 목적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5.02.13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