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왔다가 가는 모든 것들을 그저 왔다가 가도록 허용해 주라
내 삶 이 세상에 왔다 가는 모든 것들은 인연따라 생겨나고 인연따라 사라지는 것들로 일컬어 생멸법이고 한다.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것들은 아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마치 두 손바닥을 마주치면 소리가 나지만, 그 소리는 인연 따라 생겨났다가 인연 따라 사라지면 끝인 것 처럼. 두 손바닥을 치면 나는 이 소리의 생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뜻도 없고, 나를 괴롭히지도 않고,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두 손바닥을 치면 그저 소리는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끝이다. 세상 모든 것의 생멸이 이와 같다. 존재도 이와 같이 생멸한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권력도, 아파트도, 말도, 모든 것들은 이와 같이 실체성 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사람이 자기의 생각으로 그것들을 실체화하여, 그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중요도를 부여해서, 그것들에 집착하게 되면 괴로움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누구 나에게 '능력없는 놈'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박수 소리가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과 같아서, 전혀 실체가 없다. 그러나 내 쪽에서 '능력없는 놈'이라는 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자신을 정말 능력 없는 사람인가 보다 하고 낙인 찍게 되면, 그 말은 그 사람의 마음 속에 흔적을 남기고 집착을 남기며 문제와 괴로움을 남기는 실체적인 것으로 바뀐다.
사실 능력 놈이라는 이 말에는 전혀 힘도 없고, 의미도 없고, 실체성도 없지만, 내 쪽에서 그 모든 것을 부여함으로써 내 스스로 거기에 빠져 괴로워하는 것이다. 돈도, 육체도, 건강도, 사랑도, 명예도 이와 같이 그저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갈 뿐이다. 인연 따라 온 것은 인연 따라 가면 끝이다.
그러나 내 쪽에서 '돈이 없어 괴로워', '몸이 아프면 어쩌지', '헤어져서 죽을 것 같아', '난 저 사람 없으면 못 살아', '절대 당선되고야 말거야' 등의 무수한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고, 스스로 집착하며, 스스로 거기에 얽매이고 구속당하게 된다.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없음에도 말이다 왜 그럴 만한 가치가 없을까?
실체가 없이 왔다가 사라지는 것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왔다가 가는 것은 올 때 오도록, 갈 때 가도록 그저 내버려두어야지, 애써서 못 가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 인생에 왔다가 가는 모든 것들을 그저 왔다가 가도록 허용해 주라. 그 때 문제와 괴로움은 사라진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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