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그냥 이거!

장백산-1 2024. 2. 25. 15:11

그냥 이거!


법(法, 진리, 깨달음)은 불이법(不二琺 : 둘이 아닌 존재, 둘이 아닌 것)이다. 둘로 나뉜 것이 아닌 것이야말로 진정한 불이중도다.
그렇다면 무엇이 둘로 나뉜 것이 아닌 붕이법, 불이중도인가?

'무엇'이라고 지칭하거나 혹은 '저것'이라고 지칭하게 되면 '무엇', '저것'은 곧장 둘로 나뉘어진다. 그것과 그것 아닌 것이 있지 않은가?
무엇이라고 말해도, 무엇을 가리켜도 곧장 둘로 나뉘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둘로 나뉘어질 수 없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 이것이 뭐지?', '이것이 무슨 뜻이지?'하고 이것에 대해 또 궁금해 할 것이고, 그게 뭔지를 찾을 것이다. 그러면 곧장 어긋난다. '바로 이것이다' 하는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뭐지?'하는 바로 그 궁금증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냥 '닥치고' 이것일 뿐이다.

이것을 생각으로 헤아리거나, 찾지 말고, 곧장 바로 이것이다. 그냥 이거! 곧장 바로 이거다 하는 바로 이것이다. 이것은 특정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말하자면, 이것은 전부(全部)를 드러낸다. 나라는 존재를 포함한 전부를 드러낸다. 둘로 나뉘어질 수 없는 하나임의 통째, 전체성으로서의 하나를 가리킨다.

그러니 이것은 어떤 것을 가리키는 어떤 대상이 아니다. 대상이라면 가리키는 주체와 가리키는 객체가 둘로 나뉘지 않는가. 오른 손이 오른 손을 잡을 수 없듯이, 눈이 그 눈을 볼 수 없듯이, 이것은 너무 가까워서, 아니 딱 하나이기 때문에 보려고 애써도 볼 수 없다. 하나는 하나를 볼 수 없고, 하나는 하나를 알 수 없다. 이것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그 전체성의 바탕, 배경, 근원이다. 이것은 물건도 아니고, 대상도 아니고, 생겨나지도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크기도 없고, 모양도 없고, 냄새도 색깔도 없고,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의식으로 파악할 수도 없다. 이것은 그러나 누구나 무엇이거나 전부가 다 쉬지 않고 온전히 다 쓰고 있고, 저절로 알아차려지고 있으며, 이렇게 이미 하나가 되어 있는 이것이다.

하늘이 흐리다. 흐린 하늘에 잠자리가 날고,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가 지속된다. 이렇게 살아있다. 진리가 무엇일까?
진리가 바로 이것이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