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사념처(四念處) 수행으로 팔정도를 수행한다

장백산-1 2024. 2. 25. 15:56

사념처(四念處) 수행으로 팔정도를 수행한다


불교의 중도 수행의 구체적 실천법은 팔정도(八正道)이며, 팔정도는 다시 사념처(四念處)실천과 연결된다. 일상 속에서 여덟 가지 8정도를 하나하나 다 실천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겠지만 초기경전에서는 팔정도를 하나하나 다 따로 따로 실천하지 않더라도 단 하나의 수행을 통해 이 8정도가 한꺼번에 실천됳 수 있는 놀라운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념처’ 수행입니다. 대념처경’(大念處經)에서는 사념처를 실천하면 곧 팔정도가 실천되어지고, 슬픔과 비난, 괴로움을 극복하게 되며, 열반을 얻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사념처(四念處)’의 념(念)은 관찰을 뜻합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정신을 집중하여 관찰하는 것입니다. 말을 할 때는 말 관찰하고 행동할 때는 몸을 관찰합니다. 생각할 때 생각을 관찰하고, 움직일 때는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몸을 관찰하고, 느낌을 관찰하고, 마음을 관찰하고,  법을 관찰합니다. 염불을 할 때 염불소리를 관찰하면 염불선이 되고, 호흡을 관찰하면 호흡명상(호흡선)이 되고 호흡관이 됩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명상이나 수행은 바로 이 ‘마음관찰’을 뜻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념(正念)이고 위빳사나이고 관수행입니다.

사념처의 세부적인 실천들이 많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실천이 호흡 관찰입니다. 호흡이 중요한 이유는 숨을 쉬는 순간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숨을 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마음이 과거나 미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지만 숨을 쉬는 것은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의’ 알입니다.

호흡을 관찰할 때는 잡념을 내려놓고 그냥 호흡을 관찰하면 됩니다. 호흡 관찰 실천은 즉각적인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호흡을 놓치기도 하고 고요하게 앉아 있으면 딴 생각이 일어나고 졸음도 몰려옵니다. ‘나는 근기가 약한가 보다. 10분 앉아 있는 동안에도 잡념이 100번은 일어나는 것 같아서 고요하게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것은 실망하거나 좌절할 일이 아닙니다. 명상하려고 앉아 있을 때만 그런 잡념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도 아마 수천, 수만 가지 상념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전에는 그렇게 많은 생각들이 올라오는 줄도 몰랐는데 이제는 100번이나 올라온다는 것을 알고 관찰하게 되었으니 그만큼 호흡관찰 수행을 잘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이 괴로울 때 그 괴로운 마음을 바라보고, 서글플 때 서글픈 마음을 바라보고, 외로울 때 외로운 마음을 바라보게 되면, 서글프고 괴롭고 외로운 느낌이 선정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면서 그 느낌이 싫지 않고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느낌, 마음, 생각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바라보는 그 때 묘한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삶에 등장하는 어떤 아픔이 있다 할지라도 거기에 함몰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2분, 혹은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호흡을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기 바랍니다. 잠깐 신호등에 걸려 멈췄을 때 ‘이놈의 신호등은 왜 이렇게 나를 잡아놓는 거야’ 하고 짜증내는 대신에 호흡을 관찰해보세요. 그러면 마음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로 돌아와서 호흡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겁니다.

자리를 잡고 하루에 20분 이상 호흡을 집중해서 관찰해 보면 더 좋을 것입니다. 억지로 호흡을 통제하려고 하지 않고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그냥 지켜보는 것입니다. 생각이 일어날 때는 그 생각을 바라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집중수행과 2분 수행 이 두 가지를 매일 실천해 보길 바랍니다.


2015.05.11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