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장악 7대 악법' 개정 저지를 위해서
언론노조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
'독설닷컴'은 미디어 관련 악법이
어떤 폐해를 끼치는 지를
이탈리아, 일본, 영국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도로 하겠습니다.
먼저 이탈리아 사례입니다.
'언론노조총파업 블로거
'yager'님이 글을 보내오셨습니다.
그대들은 들어보았는가?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를
글 - yager
어쩌면 말하기 싫은건지도 모르겠다.
더 솔직히 말하면, 저 작자 얘기를 하면 자신들의 속내가 다 드러날까봐 주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그는 본래 건설사 사장이었다.
그는 30대 시절, 밀라노를 중심으로 고급 주택을 건설하여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그리고는 이탈리아의 민영방송을 사들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미디어 셋’
이다. 그렇게 그는 이탈리아의 ‘루퍼스 머독’이 되었다.
그가 정치무대에 등장한 것은 1990년 초반, 이탈리아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등에 업고서 였다. 사실 이탈리아의 정치환경은 끊임없는 부패스캔들로 점철되어왔었는데, 베를루스코니는 이런 정치의 떼가 묻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었고, 그는 자신이 소유한 미디어를 200% 활용하여 자신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조하였고, 1994년 정치무대에 뛰어든지 단 100여일 만에 총리에 당선되는 놀라운 능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는 당시 정치 신인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신을 지지했던 우파연합의 분열로 인해 단 7개월만에 총리직을 잃고 말았다.
[미디어셋의 홈페이지 화면]
그리고 2001년, 베를루스코니는 다시 당선된다. 1996년에도 총리직에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그 이후에는 불법자금 스캔들(마피아의 자금을 받아 사용했다는 의혹)로 불구속까지 되는일이 있었음에도 그는 당당히 총리직에 오른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다름아닌 이탈리아 유력 민영방송 채널인 ‘미디어 셋’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미디어 셋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미지도 구축했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 구성을 통해 이득을 보기도 하였으며, 무엇보다 AC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미디어를 이용하여 ‘축구’ 라는 열정적인 이미지에 자신을 투영시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이는 그가 부자임에도 그를 그렇게 인식시키지 않게 만든 큰 요인이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탐욕스러운 경제인이자 정치인의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아주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감출 수 있었고, 다시금 총리에 당선되었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의 국제판 홈페이지]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약점이 남아있었다. 그것은 여전히 이탈리아 미디어계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던 공영방송 ‘RAI'였다. 그는 미디어계의 큰 손으로 공영방송의 힘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로, RAI의 사장을 자신의 최측근으로 바꾸었고, 일명 ‘가스파리법’으로 불리우는 RAI 이사회 구성 관련법을 개정하여 5명의 이사 중, 3명의 이사를 친 정부 인사로 채울 수 있게 합법화하였다. 그리고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기자, 방송인을 해직시켰고 더불어 시사고발 프로그램도 없애버렸다.
이렇게 속전속결로 그의 공영방송 장악은 재집권 2년 여만에 끝나버렸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법안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는 데, 이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정부 주요 요인들의 면책특권 법안이다. 즉, 총리 및 정부주요 요인 3명(총4명)은 어떤 범죄를 저지른다 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이 법이 아무런 항의없이 통과되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상하원 모두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는 범죄의 공소시효 기한을 절반으로 줄여버렸다. 그 결과 이탈리아의 범죄는 다시 증가 추세 일로에 서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사실 2008년 지금 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06년, AC 밀란의 승부조작 스캔들과 각종 비리문제가 불거지면서 그는 선거에서 패배하였고, 잠시 정권이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에게 선거 패배는 패배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에게 잠시 허락된 ‘화려한 휴가’일 뿐이었다. 그가 패배한 이후, 그가 장악한 언론과 방송 미디어는 매일 매일 정부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일에 매달렸다. 특히, 그들은 바뀐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연일 성토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일련의 경제 실패는 좌파들이 가져온 문제라고 주장하였다. 사실, 베를루스코니 재임시절 경제성장률은 평균 0.6%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거의 제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객관적 수치는 외면했다. 그들에게 이런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다시 정권을 되찾는 일, 그리고 자기들 마음대로 국가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일 만이 그들의 큰 관심사였다.
그렇게 2008년 여름, 그들은 다시 정권을 되찾았고, 베를루스코니는 다시 총리에 취임하였다. 어떤 상식도, 어떤 도덕적 결함도 그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 그런 현실, 그것은 이탈리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그의 든든한 버팀목, 미디어가 자리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이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 이탈리아 안에서는. 믿기 힘들지만, 이는 현실이다. 홍길동 방송을 할 수 밖에 없는, 겉으로는 민주국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독재의 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곳, 바로 유럽의 선진국 이탈리아이다.
[로마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반대집회- 30만이 모였음에도 이런 유형의 집회는 이탈리아
방송에 보도되지 않는다. (KBS 스페셜 캡쳐 장면)]
그리고, 2008년 겨울,
지구 반대편의 대한민국에서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기업과 신문사의 공중파 방송 소유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려 한다. 그리고, 이들의 논리는 이것이 ‘세계적인 흐름이자 글로벌 스탠다드’ 이고, ‘미디어 환경의 다양화’ 라는 관점에서 이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오늘을 보면 이들의 논리는 정말 ‘글로벌 호구’적 발상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이탈리아의 경우 한 사람이 모든 민영 언론을 독점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보수언론이라 할지라도 각기 다른 신문사 사주가 있고, 진보 성향의 언론들 역시 엄연히 존재를 하는데 그런 상황이 전개가 되겠냐고 말한다.
나는 대답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아니,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조,중,동은 우리 신문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공중파 방송사를 소유하거나 설립한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안보면 되지 않냐고?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대로 MBC와 KBS2 의 민영화가 추진이 된다면, 그리고 이들을 조,중,동이 소유하게 된다면, 안보고 살수 있을까? 또한 삼성이나 LG나 SK 같은 대기업이 미디어 그룹을 만들어 이들 방송사를 소유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들은 원하는대로 게이트 키핑을 해서 여론을 독점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게 재단할 것이다. 그리고 궁극에는 자신들이 원하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럴일은 없을 거라고 반문할텐가?
그럼 나는 되묻는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모두 멍청하냐고.
분명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좌절 중이다. 특히 대학생과 지식인층들은 이미 장악되어버린 미디어 환경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들을 바라보며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들의 1년 뒤 모습일지도 모른다. 설마, 설마 하다가 역시가 되어버린 이탈리아의 오늘을 우리가 답습해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원하지 않는 세뇌를 당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엄정하게 항의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을 리모콘으로 조종하기를 원하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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