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의 운세는 如如하십니까?
운세를 보아하니 하나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시간의 망상 속에서 '현재의 나'와
'되고 싶은 나'와의 투쟁으로 점철될 것입니다.
여행이나 떠나면 속앓이가 풀릴 것 같아도 어느 세계도 이상향은 없습니다.
공간 망상으로 인한 꿈의 이동현상일 뿐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새로워 보이는 것도 일시적인 생각의 장난일 뿐입니다.
을유년의 운세 역시 여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시간 속, 심리적 악마인 시간 속에서 사는 이상 말입니다.
사람을 바꿔 본다구요?
어림도 없습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하나같이 다 흉중에는 시간과 비교와
자기성취의 야심으로 점철된 사람들 뿐 이지요.
누가 지구의 구원을 큰 소리 친다 해도
다 자기를 통한 구원과 이상의 실천이지,
자기가 주인공이 아니면 질투할 사람들 뿐 이지요.
더러운 전쟁광들이란 곧 나의 확대판입니다.
욕할 것도 없습니다.
내 대신 화풀이해줄 사람들을
선거라는 합법적인 형태를 통해서 내세우는 것 뿐 입니다.
착해 보이는 봉사도 나를 통한 봉사가 아니면 경쟁심이 나지요?
어두운 마음으로 선행해봤자 교만심과 아만심만 가지게 되지요?
"저 사람들은 왜 봉사 안하는 거야? 나는 착한데 왜 너희는 악한 거야?"
뭐 이런 식의 선악과(善惡果) 따먹는 속사람의 중얼거림이
아담과 이브 이래로 ‘내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뱀’처럼 또아리 틀고 있지요.
유형의 보수를 사양하는 척 해도
무형의 대가를 희구하는 칭찬과
자부심의 은근한 보상심리가 깔려 포함되지요?
사암침법연구회 봉사대원들은 예외인가요?
톡 까놓고 언젠가 금오선생님이 얘기하시던데
자신도 그렇게 무주상 보시의 봉사정신에 투철한 건 아니라고....
확고한 믿음 같은 대가 없이는 무료 강좌조차 의미가 없다고....
대가 없이 봉사한다면 그 제자들이 선생을 능가했으니 즐거운 일이지요.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던가요?
작년에도 의례 게으른 호기심으로 새해를 축복 내린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작년 이래로의 지구촌을 보십시오.
유사 이래로 그래 왔지만 전쟁과 천재지변으로 유난히도 점철되어오고 있지 않습니까?
천재지변이야 욕계, 색계, 무색계, 삼계 중
색계의 제 3선천(三禪天)에나 태어나야 삼재팔난(三災八難)이 없다하니,
숙명이라 치더라도 인재(人災)로 인한 전쟁 도가니 속에서
죽는 연습을 간접적으로 많이 한 갑신년 이였습니다.
죽음이 그 것으로 멈춘다면 값진 갑신년 이었겠지만요.
죽음은 예행연습으로 다져져서 실전에 능해지는 종류는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습니까?
말이 됩니까?
물론 죽음이란 우리에게는 공포의 존재로 인식시켜진
교육과 전통 때문에 무엇인가를 잃을 까 걱정하는 것이지
진실로 죽은 사람을 애도, 천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공포의 죽음이란 자신의 기대감과 소유감 그리고 의지처를 잃는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것, 죽음은 언젠가는 확실히 오는데
갑자기 닥치면 더욱 황당해하지요.
좀 면역이나 주고 오실 일이지,
갑자기 오는 내 소유인 사람의 죽음은 나의 쇼크사 그대로 아닌가요?
그러나 어차피 오는 것이니 뭐 예행연습이라도 할 필요가 있습니까?
혹은 없습니까? 죽음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죽는 물건입니까?
죽음의 의미를 깨닫습니까? 있기는 있는 것입니까? 소유할 수는 있는 것입니까?
수덕사 방장이셨고 1985년 입적하신 혜암 문도 심인안목회 도반으로서
제가 받은 한 화두가 있는데 선사의 스승 성월선사께서 즐겨 거량하시던 공안이랍니다.
경전에 있는 아래의 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글자를 골라내라는 화두입니다.
약인욕료지 若人欲了知 만약 일체를 요달해 아는 이라면
자성무소유 自性無所有 자성에는 소유가 없음을 알리니
여시해법성 如是解法性 이같이 법성을 이해한다면
즉견노사나 卽見盧舍那 즉시 비로자나불을 보리라
해가 가느니 오느니 말을 할 뿐이지 뭐가 간다 온다합니까?
희망은 어디에다 대고 걸고 있습니까?
사람을 바꾸어서 이 자식, 저 아들, 딸들에게 거는 기대감이란 무엇입니까?
자꾸 뭣인가 다른 사람이 되라고 충동하는 것 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달라지기는 달라져야 할 텐데......그렇지요?
공부하면 좀 아는 것이 생기긴 생깁니다.
까막눈도 좀 열심히 공부하면 문맹을 면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안다고, 좀 기술이 발달되고, 문화가 번창하고, 질서가 좀 있다고,
전쟁 무기 잘 만들어서 밝아진 것 같고 힘이 세어진 것 같아도
바로 그것은 건혜지(乾慧智;마른지혜)에 불과합니다.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없어지게 마련이지요.
들은 바 부설거사 사부시(四浮詩)에 건혜미능면생사(乾慧未能免生死)
즉 마른 지혜로는 생사를 면할 수 없다는 말이 있더군요.
사부시 四浮詩
부설거사(浮雪居士)
처자권속 삼여죽(妻子眷屬 森如竹)
금은옥백 적사구(金銀玉帛 積似邱)
임종독자 고혼서(臨終獨自 孤魂逝)
사량야시 허부부(思量也是 虛浮浮)
처자와 권속들이 삼대같이 무성하고
금은보화 비단이 언덕만큼 쌓였어도
임종에는 홀로 외로운 혼이 되어 가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헛되고 뜬 일이로다
조조역역 홍진로(朝朝役役 紅塵路)
작위재고 이백두(爵位재高 已白頭)
염왕불파 패금어(閻王不파 佩金魚)
사량야시 허부부(思量也是 虛浮浮)
참고
재: 겨우 '재'
파: 두려워할 '파'(이상 두 한자는 찾을 수 없음)
아침마다 먼지 길 달려 열심히 노역을 하고
이제 겨우 작위가 높았더니 이미 머리는 백발이네
염라대왕은 금어(金魚: 높은 관직의 상징)도 겁을 내지 않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헛되고 뜬 일이로다
금심수구 풍뢰설(錦心繡口 風雷舌)
천수시경 만호후(千首詩輕 萬戶候)
증장다생 인아본(增長多生 人我本)
사량야시 허부부(思量也是 虛浮浮)
비단 같은 마음씨와 능란한 말솜씨에 바람과 우뢰같이 연설하고
시 구절 천 편으로 만호의 벼슬아치들을 조롱해도
여러 생애 아상을 키우는 근본이라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헛되고 뜬 일이로다
가사설법 여운우(假使說法 如雲雨)
감득천화 석점두(感得天花 石點頭)
건혜미능 면생사(乾慧未能 免生死)
사량야시 허부부(思量也是 虛浮浮)
가령 설법을 잘해 운우 조화 부리며
하늘에선 감동해 꽃비 내리고 돌조차도 고개를 끄덕여도
알음알이 지식 건혜로는 생사를 면치 못하나니
생각하면, 이 또한 허허 헛되고 뜬 일이로다
금오선생님의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얻은 명예는
아마 ebs 강연 이후가 그 절정이 아니던가요?
위의 사부시 중 작위재고 이백두(爵位재高 已白頭;
이제 겨우 작위가 높았더니 이미 머리는 백발이네)를 실감합니다.
숨는다고 흑발이 되는 신통은 없겠지만
심인안목회 문중에서는 잘한 처사라고 계속 밀어 주고 싶습니다.
‘강사 업은 지옥 업’이라고 저도 분명 들었는데요.
혜암 사부님에게서 말입니다.
을유년의 운세는 如如하십니까?
이 컴맹도 알 수 있는 을유년의 보편타당한 운세를 때려보니,
예년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려!
시간의 노예로서 우리가 사는 한 말입니다.
어제나 내일이나 그저 그 타령입니다.
두고 보자고 해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행운의 말을 나열하여 희망의 독약을 주입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희망이 무엇입니까?
차라리 확실한 신심이 제일입니다.
조사선 문중의 한 가지 최상승의 신심은 의외로 싱겁습니다.
맛 들어 있을 대로 맛들인 우리들은 싱거워서 믿지 못하겠다는 거지요.
아무리 싱거워도 물이 모든 음료수의 원천인데도
근원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건 이상하지만 사실입니다.
희망의 달콤한 맛 같은 것도 예외일 수는 없지요.
그러나 바로 당신,
지금 읽고 있는 주인공은 희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절망도 물론 아니지요.
세상을 둘러보니 꼴락 꼴락한 감상주의나 쾌락 혹은 명상이니
뭐니 해서 입맛대로 가는 판국이지만
맛대로 멋대로 가도
맛보는 주인공은 여여 합니다.
여여 하다니 뭐가 여여한가하면
원래가 여여 하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이러한 신심(信心)을 정립해야지요.
설사 대단한 논리나 영통한 경지가 있다 해도
의지했다가는 난리가 나게 되어있는 미래는 정해져 있습니다.
더 난리가 난다해도 고개를 돌리지 않을 사람이 많겠지만 하는 수 없지요.
사바세계 사람들은 고통에 익숙해져서
아예 고통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수용하는
이상한 천재적 자학증이 있습니다.
아십니까?
감인토라는 사바세계의 뜻을?
감인토(堪忍土), 견딜 ‘감’, 참을 '인'의 땅입니다.
고통 투성이의 사바중생들은 익숙해진 비극적인 삶을
그저 그러려니 수용하고는 그 때의 공포를 잊고 다시 쾌락으로 가지요.
그 것이 다시 고통의 원인이 되지만 관계없습니다.
문제없다는 투죠.
괴로움은 당할 때 그 때 가서 보자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가지가지 종류의 가공할 만한 신(神)들을 만들고는
참극을 당해서 그 이름을 부르고 애원하지요.
이건 각성의 문제, 깨어있을 문제이지,
치사하게 매달릴 문제가 아닙니다.
고금에 현명한 전통이 있는데 운기가 바뀔 때는 잠자지 말자는 약속이 있지요?
새해의 운기가 바뀌는 순간에나 깨어 있어보자는 뜻이지요.
이런 날, 밤새우지 않으면 머리가 센다면서요?
옛 사람의 말에는 지혜가 숨어 있게 마련이지요.
일 년이 시작하는 날 하루라도 한번 수면마를 조복 받고 깨어 있어보자는 뜻이지요.
하기는 이 글 쓰는 면(免)기러기는 밤을 위해 좀 자놓았거든요.
철야 방 주파가 만만치 않습니다.
승부에 맛들인 장년의 동포들이 라면으로 때워가며
인터넷 화투, 포커와 바둑 게임 즐기는 모습이 바로 코앞에 있습니다.
이거 별 자격도 없다는 자책감이 스치지만
사암침법연구회원들 봉사정신의 의기가 가상해서
한마디 정초 서두를 떼고 있습니다.
자꾸 흰소리가 되어 가지만서도......
하기사, 어차피 말이라고 나오면 흰소리 아닌 거 어디 있나요?
사암침법연구회, 사암의료봉사단 여러분!
그리고 이곳을 띄엄띄엄 방문하시는 손님 여러분!
금년의 운세를 여여하게스리 경영하십시다.
혜암 선사 문중의 사매(師妹)되시는 한 노(老) 비구니스님께서 건네준
팔죽시를 외우다가 갑자기 한 생각으로 물 건너온 사람이 한번 외워보겠습니다.
신년의 덕담치고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런지요.
팔죽시(八竹詩)
부설거사
차죽피죽화거죽 此竹彼竹化去竹;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풍타지죽낭타죽 風打之竹浪打竹;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반반죽죽생차죽 飯飯粥粥生此竹;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생기는 대로
시시비비부피죽 是是非非付彼竹; 시시비비는 시비하는 대로 냅두고
빈객접대가세죽 賓客接待家勢竹; 손님 접대는 가세 형편대로
시정매매세월죽 市井買賣歲月竹; 시장 매매는 시세 있는 대로
만사불여오심죽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는 내 뜻대로는 안 되어 가니
연연연세과연죽 然然然世過然竹;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내보세
免기러기 아빠 철야 pc방에서.....
해가고 오는 여울목에서
혜암문인 심인안목회(心印眼目會) 일원 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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