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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택화혁(澤火革)

장백산-1 2009. 10. 2. 19:57



이 시대는 모든 곳에서 혁명(革命)을 요구한다.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러난 N장관의 TV인터뷰에서도 개혁의 필요를 역설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실토도 사실이다.

혁명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까?
바깥의 구조적 모순을 개혁하면 안의 마음이 바뀔까?
안의 마음을 내혁(內革)하다 보면 밖의 어지러움이 정리될까?

주역의 괘상이 8*8=64인데 그중 '혁(革)'을 나타내는 '택화혁'이 있다.
못 택(澤)과 불 화(火)가 합친 택화혁 괘상이다.

택괘(兌澤) 上
리화(離火) 下

상(上)괘와 하(下)괘의 복합은 무엇을 뜻할까?

자못 난해한 괘의 풀이이며 공자님께서도 세 번이나 <주역>의 가죽끈을 끊어뜨렸다는 이 경전의 해석은 다양하다.

필자 나름대로 유심 유물론적으로 분석함은 비록 독단의 허물을 면치 못했으나
주역의 해독의 근본 목적이 인간의 각성과 진리교화에 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혁은 유물적으로 '가죽'의 의미로도 쓴다.
'가죽'의 질김과 강인함은 원형을 잘 단련시킴으로써 만들어간다.

택 괘는 인체 내부의 제3통로 태음경락을 관장하는데 이 태음의 뜻은 비(脾)의 경락과 폐(肺)의 경락을 뜻한다.

특히 중앙토(中央土)에 해당하는 비장 경락은 '사(思)', '의(疑)' 등 사고작용을 주관한다.

가(可), 불가(不可), 긍정(肯定), 부정(否定)의 결정을 내리기 전에 깊이 사색하는 힘을 만드는 경락이 태음경락인데
정사(正思)로 작용하면 건강이요, 사사(邪思)로 나타나면 질병이다.

'사무사(思無邪)'를 말씀하신 공자의 교훈을 기억해 보면 생각의 삿됨은 아주 치명적인 악(惡)이라 할 수 있다.
정사(正思)와 사사(邪思)의 차이는 무엇인가?

아마도 택화혁의 괘상 중에 리화(離火)의 아랫불로 확 태워버려야 할 것은 사사, 즉 삿된 생각일 것이다.

비장경락의 주관인 중앙토의 '사(思)'는 '비주사(脾主思)'라 하여 동의학 고전에 잘 나타나 있다.

간주노(肝主怒), 폐주비(肺主悲), 심주희(心主喜), 신주공(腎主恐)과 더불어 각 장부와 마음과의 관계를 드러낸
옛 의성(醫聖)들의 예지(銳智)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분노=목(木), 기쁨=화(火), 슬픔=금(金), 두려움=수(水)로 나누어
목화(木火)는 동적인 것, 금수(金水)는 정적인 것의 양과 음의 기운으로 파악했다.

음양이 있어 양극단을 이루는데 그 음양 가운데 충화지기(沖和之氣)가 있어 중앙토라는 개념으로 설정하였다.


물질로 나타내면 수와 화의 음양 가운데 습(濕)의 상황이 존재하는데 '태음은 습토(濕土)'라 하여
태택(兌澤) 괘는 축축한 습의 개념과 함께 토(土)의 대표적인 오행(五行)을 가진다.

수증기, 안개 등의 어중간한 상태는 차갑게 하여 물로 변하기도 쉽고,
덥게 하여 바로 기화(氣化)시키기도 쉬운 중간자적(中間者的) 표현이다.

마음으로도 '좋다', '싫다'를 결정하기 전, 선택일보 전의 상태를 '생각'이라 표현하지 않는가?

혼사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권력 있는 집안을 선택할까? (A집안)
재산 있는 집안을 선택할까? (B집안)

물론 권력과 재산이 다 있으면 오래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A집안은 돈이 없고, B집안은 권세가 없다.
욕심은 물론 A+B인데 세상에는 이 모든 것을 골고루 갖춘 인물이 없는가 보다.

이때의 갈등, 선택 이전의 번민이 곧 생각 사(思)의 짙은 병적 형태이며,
이런 갈등의 번민을 오래 끌면 끌수록 태음경락의 작용이 굳어져 심한 '기불승강(氣不升降)'의 삿된 울기(鬱氣)가 쌓이게 된다.

'묵은 갈등, 의혹을 지혜의 불로 태운다.'

이는 혁명의 뜻이다.

원하는 것이 더 복잡하게 많아져서 권세와 재물 말고도 고학력과 미모까지 원한다면 아마 그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 뻔한데,
바로 사사(邪思)의 원인은 다양한 욕망 추구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사사(邪思)=갈등=의혹=번민......으로 번져가는데 최초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이것저것 다 원하는 욕심에 그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리괘로 상징된 지혜의 불로 명군(明君)은 택괘로 상징된 묵은 갈등을 해소한다.'

이것이 곧 택화혁의 의미가 아닐런지......


리괘 화(火)는 이(離)라고도 표현한다.
한방에 '청리자감탕(淸離滋坎湯)'이 있는데 '이(離)' 즉 화(火)를 맑히고
'감(坎)' 즉 수(水)를 보충한다는 '음허화동(陰虛火動 ; 폐결핵 종류로서 체증 감소를 수반하는 소모성 질환)'에 쓰이는 성약(聖藥)이다.

즉 청화보수(淸火補水)의 작용이 있는 보음지제인데 리괘 이(離)와 화(火)는 동격이다.
'이(離)는 수려하다'는 뜻도 있지만 말 그대로 이별의 뜻이 강하다.
이별은 헤어짐이다. 변화의 화(火)다.
물(物)에서 기(氣)로의 전환이다.

불이 없으면 기화작용이 어렵듯이 에너지화(化)의 기본은 불로 시작된다.
유형의 물질을 소화(消化)시키는 힘도 열이다. 이는 물질의 죽음이자 신령스러운 기운의 탄생이다.

'혁'은 변혁인데 물질의 죽음을 뜻하니 곧 육(肉)의 사망이요, 영혼 부활의 시작이다.
체제의 변화는 '혁'이 아니요, 오직 물리적 힘의 전이(轉移) 현상일 뿐이다.
'탄생'의 의미다. '나'의 죽음, 즉 무아(無我)의 현현은 곧 혁(革)이니 이는 내혁(內革)을 뜻한다.
내혁한 마음엔 갈등이 없으며, 갈등이 없으므로 빛나고 편하다.
인체의 군주지관(君主之官)인 심장(心臟)이 밝고 편해야 12경락이 편하다.

그러므로 동양의학 고전에 '심(心)에서는 신명(神明)이 출(出)한다' 했다.
신명 나는 마음이 나오는 '혁(革)'의 과정은 곧 '혁(赫)'의 빛남과 같다.
또한 질긴 가죽 같아서 면면히 연속되어 끊어지지 않는다.
지혜의 광명이 세세손손(世世孫孫) 막히지 않도록 지도자는 길을 터야 한다.
이는 백성을 교화육성(敎化育成)하는 기본 사상이다.

이 시대의 말세적 증후군인 암(癌)의 창궐은 무엇 때문인가?
모두가 사사(邪思)의 결과이다.
'석가'가 제시한 팔정도(八正道)의 첫머리도 정견(正見), 정사(正思)......로부터 출발한다.

바른 견해와 바른 사유는 도(道)의 근본이다.
중앙 네거리의 교통정리가 엉망이면 사방의 순환이 막힌다.

중앙토의 비(脾) 기능은 교통순경의 기능이다.
모든 명의(名醫)는 기혈(氣血)의 순환을 도모하고, 큰의사인 왕(王)은 민심(民心)의 교류를 뚫었다.

없는 자와 있는 자, 귀한 자와 천한 자, 유식과 무식 등등 서로 상대적 계급간의 소통을 도모했다.
있는 자 더욱 있어지고, 없는 자 더욱 없어지면
중앙의 기가 증발되어 유기체인 나라나 지구촌은 멸망하게 된다.

즐거운 자는 즐겁고 화나는 자는 더욱 화가 난다면 쾌락성 흥분성의 열이 맥박을 가동시켜
맥박수가 120~150으로 올라 죽을 것이요, 분노의 중풍성 화(火)가 머리를 강타하게 되면
뇌혈관이 터져 죽게 될 것이 분명하다.

양극간의 조화를 이루는 중앙토의 조절작용이 아주 중요한데 이를 명철한 지혜로 조정해야 함이 혁(革)의 뜻이다.
해묵고 찌든 갈등은 과감히 청산하고, 정도(正道) 실천의 지성의 불로 바른 생활[正命]을 유도해나감이
'택화혁(澤火革)'의 기본 뜻이 아닐까 거듭 밝힌다.

그럴듯한 혁명론자들이 세상 뒤집어 엎어보았자 변소에서 향수 뿌리는 격이니,
이는 아예 변소에서 나옴만 못하다.
혁명은 초월이지 앞면에서 뒷면으로 뒤짚는 것이 아니다.

폭력으로 백성을 다스리거나, 더구나 폭력으로 혁명하자는 논리는
일종의 복수극이요, 원한 파급의 불길한 방법인 만큼
참으로 생을 사랑하신 옛 성인의 한탄하시는 바 아니겠는가?





출처 : 金烏김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정심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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澤火革,혁명=초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