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트인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폭주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스피드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앞차도 보이지 않고 뒤따라오는 차도 없다. '안심하고 마음껏 달려볼까'하고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어디선가 갑자기 순찰차가
뒤쫓아온다. 아마 이런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규정 속도를 위반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스피드를 내게 되는가.
그것은 마음껏 엑셀러이터를 밟아 속도를 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뇌에서 β-엔돌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예에 불과하지만, 뇌를 잘 활용하려면 우선 '인간은 쾌감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배'라는 사실을 확실히 머리 속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연가는 도저히 담배를 끊을 수 없다. 흡연을 통해 커다란
쾌감을 얻기 때문이다. 또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직접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저녁 무렵 술집의 네온사인만 보아도
뇌내 모르핀이 분비된다. 이런 습관이 붙으면 쉽게 술을 끊을 수 없다.
술을 끊는다는 것은 쾌락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간장 계통의 전문의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소위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람과 많이 접촉해 왔다.
그들에게 알코올이 해롭다는 사실에 대해 입이 닳도록 떠들어 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렇게 계속 마시면 당신은 곧 죽는다'고 말해도 '내가 좋아하는 술이니 마시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니 별 도리가 없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과식하면 비만 체질이 되고 그러면 성인병에 걸릴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그런데도 맛있는 음식만 찾아 다니며 배가 터지도록 먹어대는 미식가가 허다하다.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끊지 못하는 이유 역시 대부분 뇌내 모르핀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화된 인간에게서도 동물과 같은 본능적 행동 양상이 많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욕구는 무엇인가?
심리학자 A.H.마즈로 박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5 F'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5 F'란 F로 시작하는 다섯가지 단어를
의미한다. Fucking(성욕), Feeding(식욕), Flocking(집단의식 욕구),Fighting(공격.정복 욕구), Fleeing(도피욕구)등 다섯가지가
본능적인 행동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본능적인 행동이란 '의지력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원시적 충동'이라 정의하는데, 최근 연구 발표에 의하면 이것도
결국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켜 기분을 좋게 만드는 행위들이라는 것이다.
식사는 성행위 등을 통해 쾌감을 얻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물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단을 형성하는 행위 역시 인간에게 쾌감을 준다. 그리고 파이팅은 상대방을 공격하고 정복하여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려는 욕구인데, 이것이 쾌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인류사가 투쟁의 역사였다는 사실만 상기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처럼 싫증을 느끼지 않고 전쟁을 되풀이해 온 것은 승리라는 결과를 포함해 근원적으로 그것이 쾌감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도피, 도주의 욕구를 들 수 있다. '도망치는 것이 어째서 쾌감을 일으키는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도피나 도주는 반드시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한다는 사실이 이미 실험으로 밝혀졌다.
이상이 마즈로 박사가 말하는 '5 F' 이론인데 인간의 원뇌(원시적 뇌)는 이같은 본능적 욕구를 부정하지 않는다.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면 된다. 물론 정도에 지나치면 건강에 해롭지만
좋아하는 것을 무리하게 끊을 필요도 없다.
단 적당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한가지 덧붙여 당부하고 싶은 것은 술이나 담배에 죄의식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담배와 술에 포함된 독의 영향도 해롭지만,
죄의식으로 인해 발생되는 활성 산소는 인체에 더욱 해롭기 때문이다. 반면에 애연가가 작업을 마친 후나 식사 후에
즐거운 마음으로 담배 한 대를 피운다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술도 적절하게 마신다면 '백약의 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담배나 술을 접할 때마다 꺼림직해 하거나 죄의식을 갖는다면
플러스 효과는 사라지고 마이너스 결과만 나타나게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적당히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면 뇌내 모르핀을 분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 또 피웠군.
폐암에 걸릴지도 모르는데' 혹은 '또 술을 마셨어. 이러다가 알콜올 중독이 되면' 이라고 걱정하면 실제로 인간의 뇌는 병에
걸리게 만드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연애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실연 당하지 않을까'하고 늘 걱정하는 마음으로 만나면
실제로 실연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는 걱정할 때마다 실연 당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불안이나 걱정 혹은 죄의식을 느끼며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한 뇌 활동법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불행과 죽음을 부르는 전주곡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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