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프랑스에서 세계언어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학술회의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학자들은 참가하지 않았는데, 그 회의에서 한국어를 세계공통어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이 있었다고 한다(KBS1, 96.10.9).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글의 우수성을 정작 우리 자신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1986년 5월, 서울대학 이현복 교수는 영국의 리스대학의 음성언어학과를 방문하였다. 그때 리스대학의 제푸리 샘슨(Geoffrey Sampson) 교수는 한글이 발음기관을 상형하여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도 독특하지만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여 음성학적으로 동일계열의 글자를 파생해내는 방법(ㄱ-ㅋ-ㄲ)은 대단히 체계적이고 훌륭하다고 극찬하였다. 그러면서 한글을 표음문자이지만 새로운 차원의 자질문자(feature system)로 분류하였다. 샘슨교수의 이러한 분류방법은 세계최초의 일이며 한글이 세계 유일의 자질문자로서 가장 우수한 문자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지난 1997년 10월1일, 유네스코에서 우리 나라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흔히 한글은 세종대왕이 창제, 선포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 전해진 것으로 한글은 그보다 훨씬 이전인 단군 시대에 만들어진 유서 깊은 글자다. 정확히 말해 단군3세 가륵임금 때인 B.C 2181년에 삼랑(三郞) 을보륵(乙普勒)이 정음 38자를 만들어 가림토(加臨土) 문자라고 명명하여 발표한 것이 그 시초다.
사실 세종대왕은 성삼문을 만주 방면으로 열세 번이나 보내어 가림토 문자를 기본으로 하는 우리글을 연구케 하였다. 그리하여 집현전 학자들인 성삼문, 박팽년, 최항, 신숙주 등과 가림토 문자를 실제 쓰기에 편리하도록 다듬어서 서기 1446년 병인 음력 9월 상한(양력 10월 9일)에 훈민정음 28자를 반포하였다.
또한 한글의 명칭은 세종대왕이 28자를 반포할 당시 훈민정음이라 불리어졌다. 언문(諺文), 언서(諺書)라고도 했으며, 반절, 암클, 아랫글, 가갸글, 국서, 국문, 조선글 등의 이름으로 불리면서 근대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개화기에 접어들어, 언문이라는 이름은 사대주의에서 나온 이름이라 하여, 주시경 선생께서 비로소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이 명칭이 일반화한 것은, 조선어학회에서 훈민정음 반포 8주갑이 되던 병인년 음력 9월 29일을 반포 기념일로 정하여 처음에는 ‘가갸날’이라고 부르다가 1928년에 ‘한글날’이라고 고쳐 부르게 되면서 부터이다. 한글이라는 명칭의 뜻은 한나라의 글, 큰 글, 세상에서 첫째 가는 글 등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한글은 한나라, 한겨레와 함께 영원히 뻗어나갈 글이다.
또한 한자(漢字)도 그 기원을 거슬러 가면 배달국 1세 환웅천황께서 신지(神誌) 혁덕(赫德)에게 명하여 녹도문(鹿圖文: 神誌文字)을 창제하도록 한 것이 문자의 시초인 것며 이것이 한자가 만들어지게된 요인인 것입니다. BC 39-38세기경에 창제된 이 녹도문은 이집트 상형문자(BC3000년경), 수메르 설형문자(楔形文字 BC3000년경)보다 몇 세기 앞서는 세계최초의 문자다. 환단고기「태백일사」소도경전본훈 기록에 보면 환웅천황께서 신지(神誌: 벼슬이름) 혁덕에게 명하여 녹도문으로 천부경을 기록케 하였다고 한 것을 보면 그 당시에 녹도(사슴 발자국 모양)란 문자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중국 곳곳에서 은나라 갑골문 이전의 문자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이것을 집중 연구한 중국학자 낙빈기(駱賓基)는 자신의 저서 금문신고(金文新攷)에서 상고금문이 한민족의 언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사실을 밝혀내고 그 문자들을 만들어 사용한 주체가 한족(漢族)이 아니라 동방 조선족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상고금문은 은(殷)나라의 갑골문(甲骨文), 주(周)나라의 대전(大篆), 진(秦)나라의 소전(小篆)을 거쳐 한조(漢朝) 때 한자(漢子)로 완성되었다.
흔히 한문을 새의 발자욱을 모방하여 창힐이 발명하였다고 하나 이것은 잘못된 견해이다.실상은 자오지 환웅천황의 제후로서 배달국 문자(鹿圖文)를 서방에 전하여 동서문화 통합을 시도한 동이족이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한자(漢字)라고 부르는 것의 원래 이름은 문자(文字)였습니다. 한문은 중국 글이 아니라 원래 옛날 동이족의 글입니다. 그리고 한문(漢文), 즉 문자(文字)의 의미를 모르면 기(氣)공부를 할 수 없습니다. 문자(文字)는 기(氣)의 모양을 그린 하나의 그림이며 기서(氣書)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제대로 알자면 기(氣)를 느끼고 체험해보아야 합니다. 또 기(氣)를 모르면 한문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명지대 진태하(陳泰夏) 교수는 대만에서 문자학을 연구하면서 ‘漢字’라는 명칭은 옳지 않으며, 고대 한민족의 글이라는 ‘고한글(古韓契)’ 혹은 ‘동방문자(東方文字)’ 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교수는 또 ‘한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표의문자도 만들었고, 가장 과학적인 표음문자도 만들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이 일은 한민족의 큰 자랑이다’라고 강조한다. 뜻글자이자 음(陰)문자인 한문과 소리글자이면서 양(陽)문자인 한글을 함께 써야 완벽한 문자체계가 이루어집니다. 이 두 문자를 함께 써야만 모든 소리를 완벽하게 말할 수 있고, 그 뜻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입증되는 날,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한글 전용론자들과 한자와 한글을 혼용해야 한다는 논쟁 자체가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한글은 한글로서의 장점이 있고, 한자는 한자로서의 장점이 있다. 이 둘을 합하여 쓸 때 가장 합리적이고 완벽한 언어가 된다. 다시 말해 한자와 한글의 혼용은 음양의 합덕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