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황 거사의 돈오

장백산-1 2011. 8. 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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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조도일 선사 진영.

 

 

백천만억 세계는 중생의 마음이 발현돼 나타난 것입니다.

천안통, 천이통, 타심통, 숙명통, 누진통이 있는데

이런 능력은 어떻게 가능한 것이겠습니까?

모두 마음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요달하면

자타와 과거 현재 미래가 다 깨어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마음 작용 아닌 것이 없습니다.

마음은 만법의 왕입니다.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꽃 한 송이 들어 보인 것이나,

달마 스님이 면벽 9년을 하신 뜻은

바로 이 마음을 보이기 위한 것입니다.


중국 홍주 마조스님에게 두 아들을 보내

고승을 만든 황 거사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두 아들은 마조스님 문하에서

열심히 정진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두 아들은

“아버님 은혜로 이생에서 억겁토록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했다”며

환희에 차 아버님을 뵈려 서천 고향을 찾았습니다.


광채가 나는 두 아들을 본 황 거사는

“부처님 잘 오셨습니다”라며 합장하며 말했습니다.

“내 대신 성취했으니 장합니다.

두 부처님께 부탁할게 있습니다.

나를 키워준 분은 부모지만

나를 완성시켜주는 분은 벗이라 했습니다.”


완성이란 내 면목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나이가 많은 아버지이지만 자신이 도를 이룰 수 있도록

두 아들이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말입니다.

두 아들은 아버지를 모시고

홍주에 주석하고 있던 마조 스님께로 돌아왔습니다.

두 아들은 마조 스님에게 사정을 전했고

이에 마조 스님은 법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황 거사가 법당 법석에 앉은 마조 스님에게

예를 올리자 마조 스님이 물었습니다.


“먼길서 오셨습니다.

지금 서천에 있습니까? 홍주에 있습니까?”


마조 스님은 황 거사의 몸뚱아리가

어디 있는지를 물은 것이 아닙니다.

선문을 듣는 그 놈,

그 자리를 물은 것입니다.

두 아들을 마조 스님에게 보낸 것만 보아도

황 거사의 근기는 보통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조 스님의 선문에 황 거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집안에 두 가장이 없고,

한 나라에 두 임금이 없습니다.”


보통 선기가 아님을 간파한 마조 스님이 한 번 더 묻습니다.


“올해 나이가 몇입니까?”


“여든 다섯입니다.”


“이리저리 계산하는 나이는 몇 살입니까?”


禪 법문엔 큰 공덕 있어


바로 그 말에 85세의 황 거사는 깨달았습니다.


선법문에는 큰 공덕이 있습니다.

황 거사처럼 당장 확철대오 못해도

선법문 듣는 그 근기 만으로도

다음 생에서의 깨달음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선법문에 관심 없는 사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육조단경』에서

혜능 스님의 일성이 무엇입니까? ‘

‘보리자성이 본래 청정하니,

이 마음만 쓰면 곧 성불하리라.

(菩提自性 本來淸淨 但用此心 直了成佛)”입니다.

우주를 흔들고 만고에 빛날 사자후입니다.


청정함이란 무엇입니까?

선악시비취사(善惡是非取捨)가 없는 마음.

구분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얼마나 많은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취하고, 버리려 합니까?

다겁생토록 버리지 못한 그 업습을

버리지 못한데 기인합니다.

선악의 마음을 보살의 마음으로 바꿔가야 합니다.

부처님 말씀에 의지해 생긴

지혜광명으로 그 업을 녹여야만 합니다.

 

-현산스님(화엄사 선등선원장) 법문 중에서-

http://cafe.daum.net/kudoyukjung

출처 : 求道歷程(구도역정)
글쓴이 : 푸른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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