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귀소본능(歸巢本能)---어머니의 노래

장백산-1 2011. 9. 10. 12:16

귀소본능(歸巢本能) - 어머니의 노래 (2)

2011.08.24 12:10 | 인간을 생각한다 | 고동소리

http://kr.blog.yahoo.com/lisukum/1239078 

귀소본능(歸巢本能) - 어머니의 노래 (2)

 

사모곡(思母曲) 그리고 사모곡(思母) 

 

 

모곡(思母曲)          태진아

 

앞산 노을 질 때까지 호미자루 벗을 삼아
화전 밭 일구시고 흙에 살던 어머니
땀에 찌든 삼베적삼 기워 입고 살으시다
소쩍새 울음 따라 하늘가신 어머니
그 모습 그리워서 이 한 밤을 지샙니다

무명치마 졸라매고 새벽이슬 맞으시며
한평생 모진 가난 참아내신 어머니
자나깨나 자식 위해 신령님 전 빌고 빌며
학처럼 선녀처럼 살다 가신 어머니
이제는 눈물 말고 그 무엇을 바치리까

 

돌아가신 어머니께 바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우리에게 남아 있는가?

이제사 후회해도 한 줄금 흘러내리는 눈물 밖에 그 무엇을 어머니께 드릴 수 있단 말인가?

 
 

귀소본능             운산(雲山) 김수열

 

살가운 피붙이 걸어놓고

무심히 떠난 인심

곱디곱게 쓴 편지

등골 휘도록 감기는 눈

참아가며 낳은 퇴고,

남의 집에 걸어놓고

갈증 끈다.

 

이심전심 한기에 몸살기운

싸늘히 식어 갈

띵한 머릴 감싸고

돌려갈 발길에

메마른 인심

사생아 되어 흐느낀다.

 

모정 그립다.

메마른 마음 너부러져

시나브로, 시나브로

굴뚝연기 사라지듯

텅 빈 고향 길 허탈감 씁쓸하다.

돌아 볼 귀소

봄꽃 만발하면 얼마나 좋을꼬..........

 

 

사모곡(思母曲)       진묵(震默)

 

胎中十月之恩 何以報也 태중시월지은 하이보야 태중에서 열 달을 품으신 은혜를 어떻게 갚으리까

膝下三年之養 未能忘矣 슬하삼년지양 미능망의 슬하에 삼 년을 키우심도 잊을 길 없나이다

萬歲上更加萬歲  만세상갱가만세                      만세 위에 다시 만세를 더 살지라도

子之心猶爲嫌焉  자지심유위혐언                      아들의 마음은 오히려 부족하온데

百年內未滿百年  백년내미만백년                      백 년 안에서 백 년도 채 못 사셨으니

母之壽何其短也  모지수하기단야                      어머님의 수명은 어찌 이다지도 짧으십니까

簞瓢路上行乞一僧  단표로상행걸일승               표주박 하나로 길거리에 걸식하며 사는 저는

旣云已矣 기운이의                                           이미 말할 것 없사오나

橫차閨中未婚小妹  횡차규중미혼소매                규중에 혼자 남은 어린 누이 동생은

寧不哀哉 영불애재                                           얼마나 슬프겠습니까

上壇了 下壇罷  상단료 하단파                           벌써 상단 불공도 마치고 하단 제사도 끝나서

僧尋各房 승심각방                                           스님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 갔습니다

前山疊 後山重  전산첩 후산중                           앞 산은 첩첩하고 뒷 산 또한 겹겹인데

魂歸何處 혼귀하처                                           어머니의 혼은 어디로 돌아 가셨습니까

嗚呼哀哉 오호애재                                           오호라 슬프고도 슬프도다

 

 

진묵 대사(1562-1633)는 조선 선조 광해군 시절의 도승이면서 문장가로도 이름이 높았다.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여 출가한 승려로서 어머니를 떠나지 않고 왜막실(倭幕村 : 현재 완주군 용진면 아중리)
모시고 살며 효도를 했다고 한다. 노모가 세상을 떠나자 노모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여 정성을 다해 49 재를
올렸는데 이 때 진묵 스님이 울면서 노모의 영전에 바친 제문祭文이 바로 이 사모곡이다.

 

오랫동안 어머니의 병 수발하느라 혼기를 놓친 누이동생의 처지를 가슴 아파하는 오래비의 우애 또한 우리의
심금心琴을 흔든다.

 

 

귀소본능                  김현희

 

나무를 안고 싶어

산으로 갔네

나무는 먼저 알아보고

푸른 잎사귀 흔들며

사랑을 속삭이네

엄마젖이 부족해

칭얼대던 숯처럼

먼 과거도 나무는

다 알고 있다네

 

나무가 부르기에 숲으로 갔네

아담한 뜰을 향한 창문과

푸른 보료를 깔아 놓고

나무는 햇살을 걸고 서 있네

나는 숲속 깊은 방으로 숨어 들었네

 

 

사모곡(思母) 1     정완영

 

동산 위에 뜨는 달만 한가위 달이더냐

고향 산 산자락에 내려 앉아 둥근 저 달

어머님 잠드신 봉분도 내 가슴엔 달이더라

 

 


달 달 무슨 달 남산 위에 둥근 달

  

어릴 때 남산이 어디 있는 산인 줄도 모르면서 내가 살던 동네 앞 바다 건너편에 높이 솟은 남해 금산(錦山)

위로 둥근 달이 떠오르면 그 금산이 내게는 노래 속의 남산이 되었었다.

달이 떠서 사위를 비추는 밤. 산에 산에 외롭게 사는 산새처럼 어느 산자락에 이제는 혼자 쓸쓸히 누워 있는

어머니의 유혼을 담고 있는 봉분이 내겐 문득 달이 되어 가슴을 채운다.

 


사모곡(
思母曲)            김종해

 

이제 나의 별로 돌아가야 할 시각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지상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나의 별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은 이름

어머니

 

 

시인은 매우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돌아갈 별을 가진 사람이니...

몇 억 광년의 멀고도 먼 여정을 향하여 가슴 설레 이며 언제 닿을 지도 모르는 그 별나라를 행한 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순간에도 그의 뇌리를 채우는 것은 어머니라는 이름이다.

 

 

사모곡(思母曲)            김경호 

 

역을 지날 때면

어머니가 그리워 진다

산을 굽이 돌아 멀어져 간

철길처럼

이제는 가물가물한 어머니

낡은 사진 첩 속에

한 장의 빛 바랜 사진으로 남아 있는

어머니는 언제나

50의 중년

나는 해마다

연륜의 그릇을 하나씩 비워내고

한걸음씩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간다

어머니와 나의 나이가 가까워 지는 만큼

어머니와 나의 인연은 멀어져 가고

때 없던 목 메임도 뜸해져 간다

불현듯 어머니가 그리운

마음 허전한 날이면

꿈이 길고, 긴 꿈 내내

어머니는 뒷모습만 보인다. 

 

 

위에 실린 시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나이에 다가 가면서 저도 모르게 어머니 가신 나라 그리운 나라에 가 있는
어머니를 그리며
내가 안아본 여자 중 가슴이 가장 따뜻한 여자는 내 아내가 결코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였다.
그 여자는 바로 내 어머니였다.’  
이렇게 고백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선천적 모태귀소본능적 향수를 시인들은
세상에서 만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면서 이제는 뒷모습으로 돌아선 채 멀어져 있는 어머니를 안타까워 한다.

 

 

귀 소 본 능         윤향(潤香)   .

 

그대

가는 길

뒤돌아  보지말고

가시지 그랬소

 

그저그대  가는길

내 평생  한웅큼

칡흑같은  보석

이 가슴에  간직한체

주어진  짐이  다하는날

한적한  샛강에

잠시  눌러  앉아

그때  쯤이나

시가  연기에  데낄라로

벗 삼으러  했소만

 

실은,

그대  떠나시는 

초자연적인  힘으로

마음  조이며

마음의  길로

심영의  길로

되돌아  오실줄

향아는  이미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