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집중-관찰-회향

장백산-1 2012. 1. 20. 16:39

 

 

불교수행은 집중-관찰-회향 세가지를 넘지 않는다

 

 

위에서 수행의 핵심요체를 알아 보았습니다. 그러면 세부적인 수행의 방법은 어떤 구조를 가지게 될까요? 각종 수행은 겉으로 여러 모습을 보이나 결국은 집중(), 관찰(), 회향(廻向) 세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넘지 않습니다. 좀더 쉽게 풀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집중() : 경계를 내려 놓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념집중을 만들기

    관찰() : 생각을 알아차리고 관찰하기

    회향(廻向) : 모든 공덕(功德)과 수행의 결과를 내려 놓고 불성 또는 우주 온 중생에게 돌리기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집중()은 모든 수행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월스님은 모든 수행은 어떤 방법이든지 마음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씀주시고 계십니다.

 

도를 닦는다는 것이 무엇인고 허니, 마음을 모으는 거여. 별거 아녀.

이리 모으나 저리 모으나 무얼 혀서든지 마음만 모으면 되는겨.

하늘천 따지를 하든지 하나 둘을 세든지 주문을 외든지 워쩌튼

마음만 모으면 그만인겨.

 

하지만 이러한 집중의 방법과 함께 수행을 해야 할 것이 관찰()입니다. 관찰은 3인칭의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을 말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위의 집중()이 극에 달한 시점에 연기법을 하나씩 관찰하다가 결국 새벽별을 보고 성도(成道)를 하셨다 합니다. 비바사나, 위빠사나라고 하는 이 관찰은 불교의 두가지 큰 수행의 기둥입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모든 생멸의 생각과 감정과 오감을 알아차리는 중에 알아차리는 자신의 본래면목(불성, 참나)를 인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집중과 관찰은 항상 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 것으로 이것을 정혜쌍수(定慧雙修)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향(廻向)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근원적으로 아상(我相, 나라는 생각)을 내려 놓고 무아(無我)인 대아(大我)에 들어가는 중요한 공부 방법입니다. 금강경 9장에 이러한 내용이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보리님, 아라한이 나는 아라한(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계제)의 도를 얻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수보리님이 답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실로 법이 없음을 깨달은 이를 아라한이라 이름 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나는 아라한의 도를 이루었다'고 한다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집착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또 만공스님도 아래와 같이 말씀하십니다.

 

공부가 잘 된다고 느낄 때 공부와는 벌써 어긋난 것이니라.

 

부처님은 이렇게 내가 얻었고 내가 공덕을 쌓았다고 느끼는 수행자를 법을 먹는 아귀라고 표현하시고 있습니다.

 

"수행자들이여, 출가한 사람으로서 법을 펼 때 남에게 존경받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남을 도울 줄 모르고 법에 의하여 먹고 살려 하는 자는 법을 먹고 사는 아귀와 같은 자다. 또 너희가 전하는 법을 듣고 사람들은 기뻐할 것이다. 그럴 때 너희들은 교만해지기 쉽다. 사람들이 법을 듣고 기뻐하는 것을 보고 자기의 공덕처럼 생각하면 그는 벌써 법을 먹고 사는 아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법을 갉아먹고 사는 아귀가 되지 않도록 항상 겸손해야 한다."

 

내가 이뤘다.’ ‘내가 견성을 했다.’ ‘나는 여기 수준에 이르렀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나라는 생각(我相)’에 집착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진정한 공부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아래와 같이 생각해 모든 결과 마저도 놓아 버려야 진정한 공부에 이를 수 있습니다.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며,

얻을 것도 없고, 또 얻지 못할 것도 없다.

모두 하나(참나)의 공()이다.

나는 오직 참나의 뜻을 쫓을 뿐…

 

이렇게 공부에 대한 집착마저 놓아버리고 모든 공부 결과, 보시 등을 회향해 버리면 마음이 텅비어 진정한 공부에 들어서게 됩니다. 모든 불자들께서는 이점을 잘 인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 옮긴 글 -